[소행성] 오늘 읽은 책

6월 22일 - 오늘의삶그림

by 유이지유

이런 책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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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작가들은 대체 어떻게 글을 써냈을까 궁금해서.

3주나 됐건만, 여태 다 못 읽어서 반납 마감을 지키기 위해 열독하고 있다.



읽지는 않았더라도 워낙 유명해서 이름은 들어봤을

일본 근대 작가들의 마감 분투기이다.


기본 20~30년의 베테랑 누구 하나 마감 앞에서 징징거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14일에 원고를 마감하란 분부가 있었습니다만, 14일까지는 어렵겠습니다. 17일이 일요일이니 17일 또는 18일로 합시다... 어쨌든 쓸 수 없다네.”

-나쯔메 소세키
글을 쓸 때의 마음을 말하면, 만든다기보다 키운다는 심정이다.
인물이든 사건이든 본디 작동 방식은 하나밖에 없다.
단 하나뿐인 그 방식을 차례차례 찾아내며 써 내려간다.
찾아내지 못하면 이제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냥 밀고 나가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바짝 긴장하며 조심해야 한다.
바짝 긴장해도 나 같은 사람은 미처 못 보고 놓쳐버린다.
그것이 괴롭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와 창작’
“원고를 쓰려고 마음먹은 날이 되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위경련이 일었다.” -사카구치 안고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요코미쓰 리이치


<마감이 코앞에 닥치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보이는 반응>


➀부정: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임무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➁분노: 왜 이 청탁을 수락한 거야. 바보같이!

➂타협: 그래도 먹고살려면 해야 하는 일이야. 약속을 어길 수는 없어.

➃우울: 대체 나는 왜 이런 일을 매번 해야 하는 걸까? 더 이상은 하고 싶지 않아.

➄수용: 이게 내 팔자니 할 수 없지.


이러한 반응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불치병 선고받은 환자가 거친다는 5단계와 일치한다고 한다.


절망과 분노, 부정 등등의 각종 감정과 정신줄 상실에도 불구하고,

끝내 원고 마감을 하고야 마는 작가들.


결국 이들이 마감 전쟁에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징글징글하고 웬수같은 ‘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끝내 마감을 지키지 못해 지면을 빵구 낸 작가도 있었지만.)



‘그렇구나! 내가 글을 못 쓰는 이유를 알겠다.

마감이 없기 때문에 마감해내지 못하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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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의지박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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