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그림으로 표현한 마음: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마음이 고플 때 하나씩 꺼내어 보는 것들 : 마음채움 책과 서평

by 나팔


또 하나의 좋은 책을 만났다. 숙련된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우리 마음과 감정을 다루는 원리,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를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좋은 그림으로 비유를 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특히 요즘에는 더 심리에 관한 서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책은 베스트셀러로 잘 팔리지만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심리학 지식과는 거리가 먼 책들이 있고, 또 어떤 책은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써서 내용은 매우 정확하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일반 대중은 딜레마에 닥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양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 균형의 도구로 저자는 그림을 사용하고 있다. 상담현장에서 심리치료자들은 이미 마음의 작동 원리와 개념을 설명하고 변화 동기를 강화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많은 비유와 은유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수용전념치료(ACT)에서는 많은 비유와 은유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비유와 은유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오랬동안 상담장면에서 그림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우리의 마음의 작동원리와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를 은유로 담아낸 25점의 그림이 수록되어있다.

도마2.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좋은 상담사란 뛰어난 교사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가 어째서 특정한 방식을 행동하고 어째서 불안과 우울의 공격을 받으며, 또 그에 따른 변화가 어떻게 자신과 주변 사람들, 나아가 삶 전체를 보는 방식을 바꾸어 가는지를, 믿을만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p. 12-13)


저자는 말하길 좋은 상담사란 어째서 우리가 마음이 힘들고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지를 믿을만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교사이기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불안과 뇌의 관계에서 대해서 다음의 그림을 그리며 매우 명확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도마3.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우리가 느끼는 공포는 파충류 뇌라고 하는 요 기관이 좌우하는데요, 이놈 지능이 딱 도마뱀 수준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겁에 질리는 순간은 이 멍청한 도마뱀 녀석이 우리 뇌를 장악한 거라고 보시면 돼요. 이 녀석은 겁을 잔뜩 먹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이해 못 해요. 아무리 영리한 사람도 다 똑같아요. 왜냐면 누구든 일단 겁에 질렸다 하면 아이큐가 한 자리인 도마뱀의 통제를 받거든요. 과연 도마뱀한테 상황을 이해시키는 게 가능할까요? ... 사고수준이 지극히 단순한 짐승과 대화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 짐승은 겁낼 이유가 전혀 없다는걸 자기가 직접 경험해봐야만 알아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직접 버스를 타고 멀리 가봐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건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봐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만 환자분 머릿속의 도마뱀 녀석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p. 34-35)
도마4.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그래서 제목이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원제는 The Lizard In Your Head: Psychology In Pictures 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사실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영향을 끼치는 집합체다. 이러한 가운데 마음은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는 증거를 우리의 행동, 표정, 감정 등 다양한 것들로 나타내며 생존신고를 한다. 이 책에서 나타내고 있는 그림들이 당신의 사고와 행동, 기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도마5.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불안과 싸우기를 멈추면 문제는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벼랑 끝 불안과의 줄다리기와의 비유로 나타낸 그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쓸데없는 줄다리기를 멈추라고. 지금 잡고 있는 그 줄을 놓기만 하면 된다고! (불안과의 줄다리기는 수용전념치료(ACT) 책에 많이 등장하는 비유입니다. 저자도 이 비유의 출처를 해당 치료 저서에서 인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도마6.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인생의 난관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건 새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과 같다. 우선 늘 써오던 것과는 다른 도구를 찾아낸 다음 그 도구의 사용법을 완전히 숙지할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자신에게 물어보라. 도구를 바꿀 때가 되었나? 혹시 구덩이에서 벗어나겠다며 들고 있던 삽으로 더 깊게 파고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p. 110)


도마7.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다이빙대에 서서 물에 뛰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건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은 겪는 상황과 유사하다. 물에 뛰어들어도 위험하지 않을 걸 아는데도 계속 멀뚱히 서서 적당한 순간이 왔다는 기분이 들 때까지 기다린다. 대부분은 끝까지 의심을 못 버린 채로 결국 뛰어든다. 재미있는 건 물에 뛰어든 뒤에야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면 최악의 공포가 잦아든다. 다음번에 다시 다이빙대에 설 때가 오면 뛰어들 용기를 모으는게 이전만큼 어렵지 않다. (p. 70)


무언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어려운 설명보다 간결하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나는 동의하는 바이다.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동안 해오던 잘못된 루틴에서 벗어나 우리의 마음을 다루고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에 대해서 그림을 통해서 간결하게 설명하면서도 술술 읽히게 만드는 잘 정제된 책이다.


도마8.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그런 반응이 튀어나오면 마치 어른이 아이를 다독이듯 자신을 다독여주라! 자신을 혼내지 말고, 풀 죽게 만들지도 말라. 어떤 사건이 지금의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음을 인정하되, 이성적인 관점에서 그 감정을 분석하라. 자기 자신과 자신의 약점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대하라. 더 큰 자아, 어쨌거나 세상을 훨씬 더 잘 이해하는 그 자아가 어린 자아를 위로하게 하라. (p. 86)


불안이나 우울, 자기비하로 힘들어 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면 이 책을 앞으로 선물해주어야겠다. 어려운 심리학적 용어가 남발하거나 다그치는 내용의 책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변화동기를 강화시키면서도 마음의 원리에 대해서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에 밝혔듯이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는 우리의 시야가 좁아지고 눈앞의 렌즈가 끼여 어떠한 말도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위로는 필요하고 내 마음이 왜 이런지는 알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의 그림을 내 자신에게 그리고 힘들어 하고 있는 주변의 누군가에게, 그리고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어야겠다. 때로는 백마디 말보다 좋은 그림, 좋은 시, 좋은 음악, 좋은 향기와 같은 것들이 위로가 될때가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그림들이 많이 들어있으니 많이 선물해야겠다.


그러니 자기 인생의 줄거리를 남이 쓰게 내버려두지 말자! (p. 191)


도마9.jpg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중에서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덧!

저는 그림책을 매우 좋아하고 그림책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림책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곳을 방문해주시는 여러분 중 인상깊게 읽거나 마음에 와닿았던 좋은 그림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이 주시는 정보가 한 치료자의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ak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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