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학 코너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등 가늠하기도 벅찬 교재들이 책장에 가득했다. 그래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만큼은 흔들림 없이 탑 쓰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서관 대출 권수는 5권. 소설책과 자기 개발서를 챙기다 보면 어느샌가 4권의 갈림길에서 여행책과 어학책이 다투곤 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여행책이 이겼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로는 전세가 역전되고 말았다.
책장을 쓱 훑어보던 내가 집어 든 첫 일본어 교재는 지금도 유명한 무작정 시리즈였다. 책의 내용 그대로 예문을 무작정 읽고 따라 하기만 해도 금세 일본어를 할 줄 알았는데....... 미처 깨닫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다. 한국어처럼 같은 형식을 취해도 일본어는 한글처럼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있고 마지막으로 한자라는 벽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어는 ‘공부’였다. 호기심을 채우고 흥미를 느끼는 ‘재미’가 아닌 ‘순수한 공부’.
말 그대로 '진검승부의 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