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 제품도 KC인증을 받아야지만 수입 통관이 가능하다고 정부가 규제 사항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아마존, 알리, 테무 등을 통해서 국내 제품보다 값싼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던 국민들은 화가 났고,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부에서 법에 따라 규제해놓은 영업 허가, 인가, 등록, 신고 업무를 해결해 드리는 인허가 전문 행정사로서 이번 정부 규제에 대한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1. 정부는 왜 해외직구 제품에 대해 KC인증을 의무화하는 걸까?
이번에 정부가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한 제품들을 보면 전기제품, 어린이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제품들은 기존에도 KC인증을 받아야지만 해외에서 수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수입을 해서 시장에 '유통'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적용이 됐던 부분입니다.
즉, 대량으로 제품을 들여와서 시장에서 유통을 하고 돈을 벌려면 확실하게 인증을 받고 안전이 보장된 제품만 가져오라는 것입니다.
조금 범주가 다르지만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분무된 살균제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들어있어 대한민국 전역에서 2021년까지 1,740명, 부상자 5,902명을 발생시킨 사건입니다.
이처럼 인체에 유해한 제품이 시중에 유통이 되면 큰 피해가 발생이 됩니다.
이에 폭발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전자제품이나 유해한 제품에 노출이 되면 취약한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어린이 제품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인증을 받은 제품을 가져와서 판매를 하라고 규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규제를 이제 직접 해외에서 사와서 본인이 사용하는 '직구'에 대해서도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 이번 규제의 내용입니다.
이는 아마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플랫픔을 통해 중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부분과도 맞닿아 있을 것입니다. 본인이 사와서, 본인만 쓴다면 혹여 피해가 발생해도 본인이 부담하는 거니 문제가 없겠지만....요즘은 중고 거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제품이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규정을 악용해서 해외에서 직구로 물건을 싸게, 대량으로 들여와서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이를 팔아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까지 KC인증을 예외 없이 받으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2. 그럼 인증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KC인증이 뭐길래 이 난리인가요?
근데 이 KC인증이라는게...개인이 받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내용이 복잡하니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KC인증은 크게 '안전인증'과 '전파인증'으로 나뉩니다.
안전인증은 배터리 같은 전자제품이 터진다던지, 감전으로 인해 사고가 터질 수 있으니 안전한지 확인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전파인증은 전자파가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해서 전자파로 인한 위해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전자제품을 예로 들자면 전기회로 도면이나 부품명세서, 제품설명서 등 제품과 관련된 상세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시험을 위한 시료 제품을 1개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료의 수량은 개별 제품별로 별도의 기준이 있다면 더 제출해야 할 수도 있고, 안전인증 대상과 전파인증 대상 모두에 해당이 되는 전자제품은 시료 제품이 각각 별도로 필요합니다.
위 내용은 전자제품 기준이고 어린이 제품과 같은 생활제품들은 시료만 4개가 필요합니다. 또 옷 같은 경우는 같은 디자인이라도 색이 달라지면 사용되는 염료가 다르니 각 제품별로 다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험 검사비도 제품마다 다르지만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해외 직구로 제품 하나 싸게 사려는데 생산 업체의 상세 서류를 다 받고, 시험 시료 제품을 별도로 구매해서 제출하고...시험검사비까지 최소 몇십만 원을 내야 한다니..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 거죠.
3. 이번 사태에 대해 행정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인허가 전문 행정사로서 현장에서 수많은 규제 사항에 부딪히며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규제 사항을 수없이 겪다 보니 규제 사항들이 왜 발생하는지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규제도 '취지는' 이해가 됩니다.
다만 왜 국민들이 반발을 하는 것인지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고민을 거듭해서, 발표를 하는 것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한 푼이라도 절약을 하고자 하는 것이 이유입니다.
물론 이 중에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법의 틈바구니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나쁜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면 본인이 사용을 하겠다는 목적의 해외 직구는 자유롭게 풀어주되, 이를 중고로 거래하는 등 시장에 유통하는 것을 철저히 막는 것이 합당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몇 년 전 '포켓몬 빵' 사태가 있었습니다. 포켓몬 빵이 시장에 재출시를 하면서 인기가 워낙 높아지자 구매가 어려워졌고, 이를 중고 마켓에 가격을 얹어 판매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이에 식약처에서는 '개봉'하거나 '소비기한'이 경과된 빵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공표를 했고, 이에 많은 국민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학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법을 어기며 빵을 판매하는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들도 나타났고요.
이번 사태 역시도 이렇게 풀어갔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직접 사용'하기 위해서 조금 더 저렴하게 제품을 해외에서 사 오는 것은 인정하거나, 해외에서 CE 인증 등 국가 표준 인증을 받은 제품은 직구를 하는 것까지는 허용해 주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다시 판매를 하거나, 장사에 이용하는 사람은 엄격하게 처벌을 하겠다는 방향으로 갔다면 이렇게 국민들이 반발을 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법을 잘 지켰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저의 생각을 내비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