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본 성인의 날이다. 그해 만 20세가 되는 청년들이 화려한 기모노나 정장을 입고 축하를 주고받는 날이다. 연말연시를 길게 쉬는 일본에서, 나도 귀국으로 연차까지 추가로 써서 11일을 연달아 쉬었는데, 출근하니 바로 3연휴다. 3연휴(3連休, 산렌큐)란, 토~월(금~일) 3일간 쉬는 경우를 부르는 말인데, 일본에선 한번씩 3연휴가 찾아온다.
1월에 성인의 날(1월 제2 월요일), 7월에 바다의 날(7월 제3 월요일), 9월의 경로의 날(9월 제3 월요일), 10월의 스포츠의 날(10월 제2 월요일). 국가공휴일이 날짜가 아니라 월요일로 고정된 건, 내수 진작을 위해 미국의 '월요일 공휴일 법'을 따라 2000년대에 도입된 '해피 먼데이 제도'에 따라서다.
일본의 공휴일 수는 총 16일로, 한국 15일보다 하루 더 많은데, 해에 따라서는 날짜가 고정된 공휴일이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들어맞는 경우, 혹은 주말이라 대체공휴일이 생기는 경우에는 또 3연휴가 생긴다. 화요일이나 목요일인 경우에는 회사에 따라서는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연차 사용을 추천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일하다보면 징검다리 근무를 할 일이 많이 없고, 3~4일의 짧은 연휴가 자주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올해의 경우, 2월 천황 탄생일(2월 23일)은 마침 월요일으로, 또 3연휴가 생긴다. 2월 11일(수요일)엔 건국기념일이 있어서 안그래도 짧은 2월은 금방 지나갈 듯하다. 올해는 또 운이 좋아서(?) 춘분의 날(3월 20일)이 금요일이다. 주4일제 체험을 생각보다 자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휴일을 제외하고, 일본이 길게 쉬는 연휴가 대표적으로 세 번 있다. 4월말~5월초의 골든위크, 8월의 오봉휴가, 연말연시.
골든위크는 4월 29일 쇼와의 날, 5월 3일 헌법기념일, 5월 4일 녹색의 날, 5월 5일 어린이날의 선상에서 주말을 포함하여 연휴가 생기는 때다.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에 대해서는 주말이 있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연차를 사용하여(회사가 이미 연차충당일로 모든 직원의 근태에 넣어버리기도 한다) 8일 이상 쉬기도 한다.
오봉휴가(お盆休み, 오봉야스미)란 8월 15일 오봉お盆을 중심으로 전후을 연달아 쉬는 때인데, 8월 11일 산의 날과 잘 맞으면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이 더 길어진다. 사실 공휴일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 관습적인 휴가기 때문에, 회사에서 휴가를 내주기도 하고, 연차를 쓰기도 한다. 알바에 다녔을 때는 여름휴가 명목으로 유급휴가 처리됐고, 지금 회사에선 연차를 소진하는 걸로 돼있다.
연말연시는 보통 12월 29일부터 1월 3일까지, 신정을 기준 전후를 쉬는 때다. 골든위크나 오봉휴가처럼 대목이라는 느낌보다는, 모두가 가족들과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차분히 보내는 느낌이다. 물론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12월엔 공휴일이 없다고 하지만, 2025년 기준 12월 27일부터 연휴에 들어갔기 때문에, 12월도 짧게 느껴졌다.
공휴일이나 공식적인 휴일 기간은 다같이 쉬다보니, 공휴일 자체는 16일이라고 해도, 긴 연휴 세 번을 쭉쭉 쉬다보면 20일 넘게 쉬게 돼버린다. 그러다보니 공휴일 하루 더 많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쉬게 된다. 학생 때는 공휴일에도 수업이 있기도 했고(대학교가 생각보다 공휴일을 철저히 안 지킨다), 수업 없는 평일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휴일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회사에 들어오다보니 툭하면 쉬는 것 같아 아리송하기도 한다.
심지어 연차도 신입부터 20일 정도 부여 받았다(오봉이나 연말연시의 휴가를 포함한 일수인 것 같기도 하다). 귀국한다고 앞에 추가로 며칠 쓰고, 연차충당일이나 연차사용추천일에 쓰고, 반차 몇 번 써도 아직도 6.5일이 남아있다. 일본 연도 세는 방법은 4월~3월이라 연차 써야 하는 기간이 이제 두 달 반 정도 남았는데, 한국 갈 때 아니고서는 크게 쓸 일이 없다보니 다음 연도로 넘길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일본의 생산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의문일 때도 있다. 평소에 잔업을 많이 해서 쉬는 날의 업무를 때우고 있는 걸까? 업무 효율이 매우 좋은 걸까(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성실하고 잔업도 많이 하는 나라지만, 일본의 휴일만 생각하면 생각보다 빡세지 않은 것 같다. 임금이 아주 높지 않아도 잔업비가 꼬박 나오고, 휴일을 많이 받는 직장인의 삶. 본인만 성실히 살면 워라밸도 잘 챙길 수 있는 일본 직장인 생활도 나쁘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