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마서 에필로그

결론: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by 박루이


결론: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로마서라는 거대한 산맥을 넘기 위한 우리의 길고도 깊었던 여정이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열며, 로마서를 딱딱한 ‘교리서’가 아닌 살아있는 ‘찬양집’으로 읽어내자고 제안했다. 77곡의 노래를 따라 한 걸음씩 내딛는 동안, 우리는 때로는 어둡고 비장한 탄식의 노래를, 때로는 하늘의 영광이 터져 나오는 환희의 노래를, 그리고 때로는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비로운 경외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우리의 여정은 하나님의 진노 아래 모든 인간이 죄인임을 확인하는 절망의 골짜기에서 시작되었다(1-2장). 이방인과 유대인, 그 어떤 인간적인 자랑이나 특권도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대 앞에서 무력함을 깨달았을 때, 세상의 모든 입은 닫혔다. 바로 그 완전한 침묵 속에서 우리는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다”는 복음의 첫 음을 들었다(3장).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그 의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것임을 확인하며, 1부의 장엄한 서곡은 막을 내렸다(4장).


2부는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자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삶의 노래였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고, 환난 중에도 소망을 노래하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확증된 사랑 안에서 안식했다(5장).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다시 살아난 우리의 새로운 신분을 확인하며,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의의 종이 되었음을 노래했다(6장). 그러나 그 감격의 노래 뒤에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라는 우리 내면의 치열한 갈등과 탄식이 숨어 있었다(7장). 그리고 바로 그 절망의 절규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로마서에서 가장 빛나는 승리의 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생명의 성령의 법이 우리를 해방시켰고,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장엄한 합창과 함께 2부는 절정으로 치달았다(8장).


3부는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더 크고 신비로운 무대로 우리를 이끌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실패와 그 이면에 담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 그리고 그 실패를 통해 오히려 이방인의 구원을 이루시고 마침내 온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을 엿보았다(9-11장). 이 모든 신학적 논의는 결국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라는 인간 이성의 항복 선언, 즉 경외의 찬양으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이 위대한 구원을 선물 받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노래하는 실천의 악장이 이어졌다. 우리의 삶 전체를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 예배(12장), 국가와 사회 속에서 사랑의 법을 완성하는 시민의 노래(13장), 그리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연약함을 받으며 화평을 이루는 공동체의 노래(14장)가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바울 자신의 사역이 ‘복음의 제사장 직분’이었음을 배우고(15장), 로마 교회를 향한 그의 따뜻한 문안과 마지막 영광송을 들으며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16장).


이제 우리는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로마서는 과연 찬양집이었는가? 그렇다. 우리는 이 여정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칭의, 성화, 영화, 선택, 유기 등 로마서의 모든 위대한 교리들은, 우리가 분석하고 암기해야 할 딱딱한 개념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양하게 만드는 이유 그 자체였다.


칭의의 교리는 죄의 법정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자가 부르는 해방의 찬송이다.

성령의 내주는 연약한 우리가 거룩을 향해 나아갈 때 부르는 능력의 찬송이다.

하나님의 주권은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역사의 신비 앞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부르는 경외의 찬송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 어떤 환난과 역경 속에서도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을 확신하며 부르는 승리의 찬송이다.


신학은 우리를 찬양으로 이끌 때 비로소 그 생명력을 얻는다.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와 감격이 되고, 그 감격이 입술을 열어 노래가 되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로마서를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로마서』와 함께한 이 책의 여정은 이제 끝이 난다. 그러나 진짜 ‘뮤지컬 로마서’는 이제 독자 여러분 각자의 삶의 무대에서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로마서 12장의 권면처럼, 이제 우리의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림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영적 예배로 만들어야 할 때다. 우리의 가정이, 우리의 직장이, 우리의 관계가, 그리고 고난을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가 로마서의 위대한 진리를 증언하는 한 편의 노래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궁극적인 목적이다. 로마서의 마지막 영광송이 노래하듯,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간다. 우리를 구원하신 이유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구원을 통해, 그리고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 당신의 은혜의 영광이 영원토록 찬송받으시기 위함이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영광의 찬송’이 되는 것, 이것이 로마서라는 위대한 찬양집이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초대장이다.

부디 이 책을 덮는 모든 독자의 삶이, 로마서의 위대한 멜로디를 따라 하나님을 향한 끝나지 않는 찬양을 부르는 거룩한 무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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