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 분석 스킬 적용하기
지난 두 번의 글로 저희 보스턴 대학교의 Business Analytics 프로그램의 과목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여름학기로 시작해서 가을학기와 겨울 인텐시브 코스까지. 지금까지 수강한 과목들은 모두 공통 과목이었는데요. 마지막 봄학기는 4개의 전공선택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략 10 과목의 수업 중에서 학생의 관심 분야에 따라 4개를 선택하는 방식이었고, 수강신청은 구글 서베이 폼으로 간단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Advanced Analytics 1, Marketing Analytics, Financial and accounting Analytics, Operations and Supply Chain Analytics 이렇게 4과목을 선택했습니다.
봄학기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져 각각 2과목씩 수강했습니다. 전반기에 들은 두 과목 중 첫 번째는 Advanced Analytics 1. Introduction to Neural Network입니다. 이 수업은 딥러닝 입문 수업입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한 방법으로 인간의 뇌 속 신경망을 모티브로 한 기계학습 방법입니다. 이러한 딥러닝은 이미지 분류, 자연어 분석, 음성 인식 등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 수업에서는 딥러닝의 역사와 이론적 배경, 그리고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배웁니다. 실습 측면에서는 단순한 숫자 데이터부터 시작해 이미지 분석, 타임 시리즈(데이터의 순서가 중요한 경우) 등 여러 가지 특성의 데이터를 딥러닝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다뤘습니다. 연계과목으로는 조금 더 심화된 딥러닝을 다루는 Advanced analytics 2 수업도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제 커리어 방향을 생각해봤을 때, 엄청 복잡한 뉴럴 네트워크 구조를 활용하는 포지션에 취업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입문 수업만 수강하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3과목은 기술적인 스킬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 아니라 기업 경영의 여러 기능에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비즈니스 수업을 더 들었습니다.
두 번째 과목은 Marketing Analytics입니다. 마케팅이 감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지만, 그 못지않게 이성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가격 설정, 채널에 따른 마케팅 예산 책정, 마케팅 성과 분석 등 마케팅 전략 수립 - 실행 - 성과 분석의 모든 과정에 데이터가 쌓이고 이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 합니다. 이 수업에서는 어트리뷰션 분석, 마케팅 성과 분석, 가격 차별 전략 분석, A/B테스트 결과 분석 등을 다룹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영역보다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마케팅 활동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 강의였습니다. 이전 학기에 수강한 비즈니스 실험과 다소 연관된 부분이 있고,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R을 주로 활용하였습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특징은 중간고사를 GAIQ로 대체했다는 점인데요. GAIQ는 Google Analytics에 대한 이해도를 체크하는 시험인데요. 사실 GAIQ는 구글링 하면 족보를 다 찾을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 부담이 적어서 개인적으로 고마웠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현업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툴이기 때문에 사용 경험이 없는 학생에게는 이론 공부도 되고 링크드인에 표시도 할 수 있고, 겸사겸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두 과목으로 봄학기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대망의 마지막 2과목 만을 남겨두었는데요. 후반기에 수강한 첫 번째 수업은 Financial and Accounting Analytics입니다. 우리가 어떤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정할 때, 그냥 무작정, 내 감만 믿고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이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는지, 회사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앞으로의 사업 내용은 어떻게 변화할지를 따져보고 의사결정을 내리죠. 이 수업에서는 재무 및 회계 정보를 분석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법을 다룹니다. 재무정보는 다양합니다.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 상의 숫자 정보뿐만 아니라 정기 IR 보고서의 사업 내용과 시장분석 등의 텍스트 정보 또한 재무정보이죠. 이러한 데이터들과 산업 정보, 그리고 기업에 내재된 리스크 등을 파악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배우고 프로젝트를 통해 실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 텍스트 분석, 딥러닝 등 다양한 분석 스킬을 다루었습니다.
제가 소개할 마지막 수업은 바로 Operations and Supply chain analytics입니다. 기업 경영은 불확실성과의 싸움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 속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는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수익 극대화 방안을 찾는 모든 활동을 operation research 또는 revenue management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operation research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분석 방법을 다룹니다. 여러 가지 Time series 모델들과 시뮬레이션, 회귀분석 등을 다룹니다. 이러한 분석방법은 다양한 유스 케이스에 적용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회귀분석을 활용해 할인율에 따른 예상 이익을 예측할 수 있고, 시계열 분석을 통해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계획을 세울 수 있겠죠. 오퍼레이션 리서치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항공 및 호텔과 같은 여행 관련 분야입니다. 우리가 비행기표를 살 때, 가격이 끊임없이 바뀌잖아요. 같은 비행기표를 언제까지는 더 싸게 팔고 언제부터 가격을 올릴지, 노쇼(No show)를 대비한 오버부킹은 몇 개로 할지 등에 시뮬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답니다. 수업에 사용한 언어는 파이썬이었고요. 개인적으로는 학부 때도 재미있게 수강했던 수업이었기 때문에 실용적인 분석 기법까지 배우며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이렇게 오늘 글을 마지막으로 저희 보스턴 대학교 MSBA 프로그램의 코스워크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학년도 교수진에 따라 수업 내용과 진행 방법이 바뀔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혹시라도 더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해 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는 최대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은 요즘 기온도, 습도도 높은 불쾌지수 끝판왕 날씨라고 들었는데요.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요. 저는 조만간 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