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에 대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은 Oct 11. 2020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최은영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단숨에 읽어 나갔는데, 무엇보다 화자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같다.

학부시절 후배가 교수가 되고 싶다며 학부 교수님과 상담한 적이 있었다. 상담하며 교수님이 후배에게 말씀해주셨던 얘기가 소설에 나오는 강사의 말과 거의 비슷했다. 여자, 강사  상대적 약자로서의 삶이 보이는 것만큼 멋지지는 않다는 식의 말이었다. 교수님은 본인이 걸어온 어려운 길을 가게 하고 싶지 않으셨기 때문에 지독하게 현실적인 말로 후배를 말리셨던  같다.

소설에서도 강사와 '희원' 사이의 공통점인 용산, 여자,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망이 무척 닮아있다. 그에 더해 희원이 초반부 그녀의 수업이 좋아질  같다고 했던 것을 보면 강사의 태도 역시 자신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강사도 비슷한 생각을 갖게   같다. 그래서  둘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들이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임을 확인할  동질적인 특성을 갖는 타자에게 어쩌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뒤에 서로에게 하나하나씩 차이를 발견해나가면서 실망하고 잊히는 장면들은  소설뿐만 아니라 이번  전체에 등장한다고 생각했다.

희원은  시간이 지나서도  강사를 떠올리게 되는 걸까. <다른 세계에서도>에서 해수는 언니를  다시 찾지 못할까.  모임을 나와야만 했을까.

책을  읽고도  질문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난생처음 서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