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개인주의자의 탄생

Epi 1. 몸 위에 쌓인 것은 지방이 아니었다.

by 홍은채


"개인주의자는 개인의 자유, 개성,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독립적 사고와 판단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이기주의와 구분되며,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인의 권리와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태도를 포함한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모든 걸 놓아버린 것이…



매일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나를 챙기던 시절이

한낱 꿈이었던 것처럼 멀어져 버린 날들.

체중계에 올라가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웠고

그렇게 나를 방치한 채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에게 외출은

다시 태어나는 것만큼이나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는 반대로

나를 붙들어 바닥에 꽁꽁 묶어두는 마음의 실체를 알고 싶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올라선 체중계의 숫자는

‘자기 관리’라는 명분으로 나를 옭아매던 시간들이 남긴 폐허였다.


“불어난 10kg의 체중은 지방이 아니라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 고찰로부터 귀여운 개인주의자 이야기가 시작됐다.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들 한다.

중년이라 불리는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내 인생의 고통 중 7할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삼 남매의 맏이, 직장인, 아내, 며느리, 아이들의 엄마—

작은 범주의 역할만 해도 여러 개인데

지구 위에서 살아가며 맺는 인간관계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는 사이 정작 나 자신과의 관계는 소홀해졌다.

부끄럽지만, 그 사실을 깨달은 건 아주 최근이었다.


나는 ‘개인주의 성향’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대신 사회로부터 ‘인내’, ‘친절’, ‘배려’, ‘착함’을 배웠다.

그리고 그 말들로 나를 묶어두려 했다.

그 결과로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죄악시하는 습관을 얻었다.

감정을 무시하는 버릇은, 결국 내 인생의 판을 만들었고

마흔이 넘어서야 그것이 바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는 반대로 나를 바닥에 묶어두는 마음임을 깨달았다.



잘하고 싶었다.

그게 무엇이든.



인간관계도 예습·복습하듯 관찰하며 나만의 패턴을 만들었다.

그렇게 눈치와 관찰력은 얻었지만,

정작 나와의 관계는 엉망이 되었다.


이 습관을 언젠가 떼어내야 한다면,

그건 바로 지금이겠지.


그렇게 나는 귀여운 개인주의자가 되기로 선언한다.

그리고 하나씩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무겁기만 했던 삶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주는 마스터키.

적어도 내 인생에는 그 선언이 그러했다.

아직 덜어낼 것이 많지만,

낡은 집을 청소하듯 하나씩 치우고 쌓는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


그 선언을 하고 3kg의 몸무게도 함께 청소가 되었다는 고백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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