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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pen Sally Jul 07. 2021

책을 팔았다

아무튼 나는 작가다

어디서 약을 팔아!!  니라...

책을 팔았다.

내가 책을 출간하다니 비록 전자책이지만 처음으로 정성스러운 독자의 서평 후기도 받았다.

나는 이제 본격적인 쓰는 자의 삶을 시작했나 보다.

기분이 묘하다. 사실 쓰는 과정이 힘들었다. 전자책을 쓰면서 작가의 삶을 잠깐 맛보았다.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뭐라고 책을 쓰고 이런 비루한  나의 책이 나온 들 과연 사람들이 볼까? 비웃음만 당하고 욕만 먹으면 어쩌지 하는 심정에 책을 내고도 아무도 보지 않기를 바랐다.

미친 듯 쓰면서 알았다. 작가란 시간 관리의 달인이 되어야 하고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 산더미 같은 할 일 속에서 정말 틈이 나면 썼다. 가끔 시간 관리를 잘못해 채워야 할 분량의 반도 못쓰고 써지지가 않아 멍하니 빈 화면만 바라보고 저장이 제대로 안돼 반나절을 작업한 것을 다 날리기도 하고 그만 다 집어치우까 하는 생각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나는 나와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5월 말 락다운이 시작될 때 ‘사람들에게 3주 후  탈 출할 때 전자책 한 권 들고 만나요’ 하고 다짐반 우스개 소리 반을 하며 락다운이 선사한 강제 칩거에서 더욱더 자발적인 스스로 가두기를 했다. 선언의 힘은 컸다. 누가 뭐라고 해서가 아니라 그냥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전자책을 쓰고 다른 글쓰기 모임에서 매일 글을  하나씩 쓰고 동화 쓰기 모임에서도 동화 쓰기도 연구하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뜨겁게 글을 써냈다. 그렇게 내손으로 표지까지 크몽 승인까지 마친 책이  덜렁 한 권 들여져 있었다.

아무튼 누가 알아줘서가 아니라 책이란 것을 한 권 탄생시키고 나니 그 여정을 내가 아니까 나는 아니까 그 성취감은 감히 황홀했다. 그런데 그이면에 행여 누가 내 책을 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숨고 싶었고 겨우 이런 내용으로 책이라고? 하며 사람들이 비웃을 것 같았다. 지인들이 책을 사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소중한 인연이신 한분이 구매 후 하루 만에 내게 감동의 서평 후기를 전해준다.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하셨다. 종이책도 내고 사인회도 하라고 해주신다.

나는 그렇게 어쩌다 책을 내고 진심이 담긴 서평 후기를  받은 어쨌든 작가가 되어있었다. 한 달 전만 해도 내게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감히 손톱의 때만큼도 상상을 하지 못했다. 글쓰기란 참 묘하다. 쓰면 쓸수록 어려운데 그렇게 써낸 나의 창작물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글감을 받고 토해내듯 쓰고 동화를 쓰기 위해 머릿속에 온갖 이야기들을 끼워 맞춰 없는 재능을 참기름 짜내듯 꼬옥 짜내 한 톨의 기름이라도 더 짜내려듯  머릿속을 마음속을 후벼서 창작을 해낸다. 다음 콘텐츠란 건 어떤 게 될까 하고 벌써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붙들어 매려고 동아줄을 것도 아주 튼튼한 동아줄을 준비해본다.  글쓰기가 내게 이렇게 스며든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며 글며들며 토하듯 써내는 글쓰기에 토며들며 동화 쓰기로 동며 든다.

그렇게 나는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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