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200223

요시와 당일치기 여행

by 살로메

Manglares de monterrico con yoshi~

토요일 당일치기로 요시와 버스여행을 떠났다.

왕복시간까지 계산할 때 너무 빠듯하고 버스비가 아까워서

요시에게 "하루 일박하는 것이 어떻냐"라고 단순한 생각으로 제안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친밀하지 않은 타국 남녀가 일박하는 게 어색하다고 생각했는지,

두 번의 이혼경력과 삶의 연륜이 있어서 그런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일축하는 바람에

나는 요시가 이해 못 하는 이상한 여자가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 나룻배 주인에게 가격을 흥정하자

그 가격에 가능하다고 하더니 20분 만에 처음 출발한 배터로 돌아왔다.

얼마든지 주인 마음대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코스라는 것을 알고는 황당했지만

어쩌겠는가 나와 요시 만큼이나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인 것을 ㅎㅎ

환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맹갈로브 숲을 돌아보고 나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노을이 내리는 시간이었다면 고대의 마야인들이 우리 곁에서 춤을 추는 환영도 느끼며

느긋하게 즐겼을 텐데.. 나머지는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했다.


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땀을 흘리는 요시가 안쓰러워서 둘러보지도 못하고

최대한 그늘을 찾아 해변으로 이동했다.

검은 모래는 땡볕이라 밟을 수가 없고 바람과 파도도 거칠어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라 물에 들어갈 엄두는 더욱 낼 수 없었다.

저런 훌륭한 해변과 노을을 보며 호사를 누리는 일은
우리의 경험에 포함시킬 수 없는 판타지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


강렬한 태양아래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ㅠ

요시, 그래서 하루 자고 가자니까(한국말로 중얼거림)

일본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는 더위에 지쳐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저 파란 하늘과 바다를 뒤로하고 서둘러 안티구아로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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