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학적 수필집 #2
우리는 계획을 세우며 산다.
내일의 날씨를 확인하고, 다음 주의 일정을 정하고,
가끔은 인생의 5년 뒤를 그려본다.
그렇게 미래를 조금이라도 예측할 수 있다면,
삶이 덜 불안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아름다움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예측 불가능함 속에 있다.
모든 일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우리는 더 이상 놀라지 않을 것이다.
감동도, 설렘도, 깨달음도 사라질 것이다.
우연히 마주친 한 장면, 뜻밖의 대화, 계획에 없던 길에서의 만남
그 모든 것이 삶을 다채롭게 만든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은 처음엔 불편하다.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은 늘 두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통계를 내고, 가능성을 따지고, 리스크를 줄이려 애쓴다.
그러나 완벽히 조율된 인생은 정돈된 정물화와 같다.
아름답지만 살아 있지 않다.
살아 있는 건 늘 불안정하다.
그 불안정함 속에서만 새로운 것이 태어난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오랜 꿈을 갑자기 포기하는 일,
뜻하지 않게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움직이는 일
그건 모두 계산할 수 없는 순간들이다.
우리는 그런 우연들로 만들어진 존재다.
삶은 수식이 아니라, 곡선이다.
가끔은 엉뚱하게 꺾이고,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다시 본다.
계획이 무너지는 자리마다, 진짜 내가 드러난다.
아름다움은 완벽한 예측이 아니라, 흐름의 불완전함 속에서 피어난다.
꽃잎이 흩날리는 방향을 맞출 수 없듯,
인생의 아름다움도 언제나 약간의 어긋남 속에 있다.
그 어긋남이 세상을 살게 한다.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말을 믿기도 하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위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은 조금 더 단순하다.
삶은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우연히, 그러나 결코 무의미하게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다는 건
세상이 여전히 우리에게 가능성을 남겨두었다는 뜻이다.
모든 걸 알 수 없기에,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