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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Nov 14. 2024

외모 지상주의 여자의 이상형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나는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 학점도 스펙도 내세울 게 없긴 했다. 하지만 조금 억울했다.

 당시 신문사에 있던 친구의 부탁으로 취업 관련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조금 억울했던 이유를 인터뷰에서 밝히고 말았다.

"면접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외모가 아닌 그 이면의 다른 것들을 봐주면 좋겠습니다."

나는 내가 다방면에서 루저임을 만천하에 알리고 만 것이다.


졸업 무렵 나는 성인 여드름으로 피부과를 들락 거리고 있었고 치아 교정을 위해 교정기도 하고 있었다.

여자의 외모는 면접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때였다. 고로 나는 면접관의 첫인상 점수에서 마이너스가 될 소지가 충분한 얼굴의 소유자였다.


외모를 떠나 능력이 출중하다면 또 모를까 그것도 아니었다. 또 내가 지원한 곳은 전문 인력이 필요한 회사가 아니었고 고객을 바로 응대해야 하는 직업군이었기에 면접의 비중이 꽤나 컸다.


졸업을 앞두고 모두의 관심사가 취업에 집중되어 있던 때였다.

"수지 면접 이야기 들었어? 보라 원피스 입고 간 수지에게 면접관들이 눈을 못 뗐데."

그럴만했다. 수지는 여자인 나도 눈을 못 뗄 정도의 수지 같은 외모의 소유자였다. 당연히 수지는 면접에 합격했고 취업에 성공했다.


나는 외모가 삶의 플러스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외모는 차은우인데 업무 능력이 바닥이거나 성격이 미친놈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 사실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이 우리가 외모에 속는 이유이다. 사람의 능력도 외모로 먼저 평가받는 느낌이다.


"예쁜 여자는 성격이 좋을 것이다.

예쁜 여자가 성격이 나쁘다면 그 여자는 성형 수술로 예뻐진 것이다."(지인 A 군)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차은우를 보고 온 일타강사 조정식)


"타고난 사주팔자가 나빠도 외모가 예쁘면 개운이 된다." (우연히 본 블로그의 역술인)



45년을 살아온 나는 아직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한번 아니 집요하게 쳐다보곤 하는 중년이 되었다. 내가 이상한 건 아니다. 예쁜 사람, 잘 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건 본능이다.

현대 시대는 외모로 어필할 수 있는 많은 영역들이 있다. 예쁘고 호감 가는 외모는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남편의 외모는 내 이상형이었다.

남편은 쌍꺼풀 없는 눈에 높고 반듯한 코를 가졌다.

운동할 때 입던 나시 티 밖으로 나오는 근육질 팔과 넓은 어깨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 보다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하얀 피부였다. 

남편은 백인보다 더 하얀 피부를 가진 어깨가 넓은 남자였다. 내 이상형은 피부가 하얗고 어깨가 넓은 남자다.

사람들은 이상형과 결혼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내 남편의 얼굴을 궁금해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상형이라 하면 이상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형
(명사)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유형.

하지만 여기서 이상이라는 명사가 개인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 내 인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한다.

 현실에서 이상과 상상 속 이상의 간극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보통 이상형이라고 하면 티브이에서나 보는 멋진 배우의 외모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내 남편을 본 지인이 말했다.


"눈이 그렇게 낮은 줄 몰랐네..."


외모 지상주의를 가진 사람이라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정확히 인지한다면 이상형을 만날 수 있다.

나처럼 말이다.

그리고 외모가 이상형이라 하더라도 성격이 이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뮤뮤 작가님의 아무튼, 외모를 읽고 소재가 떠올라 적어 보았습니다. 다음 세상이 있다면 김태희 외모로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https://brunch.co.kr/@seul083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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