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사 날짜를 착각하는 바람에 속상했던 일을 적으며 우회적으로 가 아닌대놓고 제사 문화를 비판했다.
10편이 채워져야 브런치 북이 된다는 것도 몰랐고 인사이트 리포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책을 발행하고 연신 울려 되는 알림에도 무슨 일인지 몰랐다.
그냥 습작하듯 내 놓으면 되는 줄 알고 덜렁 발행을 누른 후 오타를 수정 하느라 그날 본업을 할 수 없었다.
1년이 지난 지금꾸준히 관심받고 있는 "제사 그 불편한 진실"의 인사이트 리포트를 보며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강요된 관습에 암묵적으로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제사를 보는 며느리의 시선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공감하고 있다.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삼아 관습을 유지하고자하는 관성이 만연하다는반증이 아닐까 싶어 한편으로 씁쓸했다.
시사 날짜를 잊은 작년
생각이 틀려 먹었다며 혼이 난 그날
불혹의 나는 억울함과 서러움에 눈물 콧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난 올해
배추를 얻어 올 생각을 하며다시 시사를 지내러 시댁으로 간다.
모자란 듯 넘겨야 유지되는 관계가 있다.
아님 배추를 뽑아 올 생각에 집중하든지...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니 운전 조심하라는 어머님의 당부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의 염려가 당연히 고맙긴 하지만 이제 시사도 없애기로 했다 하심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딱히 내가 가서 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
시사 문제로 며느리를 울린 것이 미안하셨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 시댁에서는 명절 차례를 완전히 없앴다.음식을 하는 수고 대신 배달 음식으로 지역 경제활성 및 맛있는 음식으로 미각 센서 활성까지 두가지를 동시에 해결했다. 카드 값 걱정은 잠시 접어 두고 정성을 가득 담아 먹기만 하면 되니 그간 힘들었던 K며느리의 설움이 아주 조금은 사라지는 듯 했다.
아주 조금!!
암만 생각해도 나는 전통 K 제사 문화와는 맞지 않는 사람인 듯 하다.
그래도 작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아 다행스럽다.
시사 날짜를 착각하면서 생긴 일로 브런치에 입문하게 되었으니 새옹지마쯤으로 생각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