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의 기말고사가 끝나면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지라 9월 말 일단 항공권부터 지르며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출발 전 설레는 기분은 언제 느껴도 가슴 뛰는 감정이다.
우리 식구들은 여행 중 사진을 많이 찍거나 옷을 여러 벌 갈아입는 편이 아니라 짐을 최소한으로 챙겼지만 추위에 대비하기위해 몇 벌 추가되는 옷의 부피가 생각보다 커서 캐리어가 꽉 차 버렸다.
하지만 꽉 찬 캐리어만큼 부푼 마음을 숨기기는 힘들었다.
여행을 준비와 여행 과정에서의 소소한 생각들을 기록해 본다.
여행지 :일본 오사카
여행 타입 :자유여행
동반자 :중1, 중3의 사춘기 레벨 최고치 아들 둘
자문: 일본 일본 여행 경험 다수 보유자 Wendy와 그녀의 딸 N
숙소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모든 숙소는 비싸다.
그래서 난 무료로 조식을 제공하는 히고바시 역 근처 작은 호텔로 숙소를 예약했다. 호텔 주변은 매우 조용해서 더없이 좋았다. 1박에 10만 원 정도로 가성비 면에서 월등했던 이곳은 잠만 잘 수 있을 정도로 좁았지만 비데며 욕조며 있을 건 다 있었다. 또한 이 가성비 좋은 호텔은 호텔 경영이 걱정될 만큼 기가 막힌 조식을 제공했고 난 여행 기간 동안 맛있는 조식을 생각하며 눈뜨는 아침이 행복했다.
자유 여행이라 숙소 근처를 동서 남북으로 돌아다니며 뭐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내겐 큰 흥밋거리였다. 조식을 먹으면서 통유리창을 통해 일본인들의 출근 모습을 보는 건 너무나 별거 아니었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었고
아이들은 숙소 앞 편의점을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며 이것저것 맛있는 편의점 음식들을 사 먹는 재미를 맛보기도 했다.
호텔 바로 앞 세븐일레븐
호텔 내부 벙커 침대
이동
엔저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간사이 공항이 초만원 상태라 들었다. 그래서 일본 도착 시에는
공항 급행을 이용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라피트를 예약한 시간에 못 탔다는 Wendy 말을 들었던 터라 여행 시 생기는 변수를 줄이기 위해 나름의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Wendy와 그녀의 딸 N에게 수없이 자문을 구하며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창문이 동그랗고 예쁜 열차인 Rapit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난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돌아올 때를 위해 편도Rapit권을 예매했다.그리고 일본 도착 후 곧바로 난바역 Rapit 교환처에서 미리 발권을 해 놓았고출국하는 날 정해진 시간에 맞춰 가서 타기만 하면 되었다.
여행 중에는 이코카 카드 충전 후 지하철로 대부분 이동했고 심하게 힘든 날은 간간히 택시를 타기도 했다.일본은 한국에 비해 교통비가 비싸다.그래서 지하철로 이동해도 비용이 만만찮다.
운전석이 반대 인 택시며 자동차들이 나에겐 어색했지만 그것 조차 신선했다.
역 마다 승차권 구매 가능한 기계 이코카 카드도 여기서 구매 및 충전이 가능하다, 한국어 지원도 잘 되어 있다.
환전
트레블로그 카드와 트레블월렛에 나눠 환전한 후 2만 엔 정도는 ○○뱅크로 미리 환전 신청한 후 현금으로 찾아갔다.
위에 카드들을 발급받으면 현지에서도 체크카드처럼 사용이 가능하여 무분별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여행자 보험
저렴하게 여행자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많다. 난 마***의 여행자 보험을 아이들 포함해서 가입했고 여행자 보험을 청구하게 될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각종 입장권 사전 구매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입장권 가격부터 후덜덜하다.
거기다난 익스프레스권 까지 아이들을 위해 구매했다. 익스프레스 권이란 우리나라 놀이공원 타임패스권처럼 대기 없이 바로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대기시간이 120분 이상은 기본이라 큰 마음먹고 아들들을 위해 익스프레스권 두장을 미리 예매했다.고민하다 익스프레스권을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패키지로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 마음먹었다면 이것 만큼은 바로 지르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해가 질 무렵 익스프레스 권에 포함되지 않는 닌텐도 월드로 받아놓은 확약권 시간에 맞춰 입장하게 되었고 사람들을 따라 쿠파의 성까지 들어갔다.
멋 모르고 선 줄이 마리오 카트 줄이었던 건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엄청난 대기 인파에 속수무책으로 전진하다 보니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고 결국 2시간을 기다린 후에 대략 5분간 마리오 카트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이래서 다들 익스프레스권을 사는구나 생각했다.
닌테도 월드 쿠파의성 쿠파
하루가츠 300
덴노지에 위치한 하루가츠 300 전망대는 오사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그중 하나가 우리 가족이었다.
하루가츠 입장권 역시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미리 예매해서 가면 조금은 더 싸다.
하지만 이 정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건 이미 돈 값을 족히 한 것 같다 생각 들 정도로 굉장했다.
하루가츠 300 야경
오사카 성
오사카의 상징인 오사카 성은 우리나라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건축물로
죽기 전에 봐야 할 역사 유적으로 뽑힌다.
하지만 입장 시간이 5시까지 이고 성 내부를 보고자 한다면 4시 30분까지 입장권을 끊어 들어가야 하니 시간을 잘못 알고 가면 죽기 전에 못 볼 수도 있다.
오사카성
여행 중
길 찾기가 가장 큰 관건이었던 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다.사춘기 아들들은 지나가는 사람을 수시로 붙자고 익스큐즈미를 외치는 나를 무척이나 곤란해했지만 난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 길을 잃고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현명할 거라 생각했다
"Where is ~ "," I'm going to ~" , "How can i get~"
내가 만난 일본 인들 모두 외국인에게 친절했고 구글 맵을 켜고 가르쳐주려고 노력하는 일본인이 다수였다.
그 친절함에 일본인들에 대해 내가 가진 약간의 편견이 사라졌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갈 땐 지하철 갈아 타는게 너무 헷갈려서 막상 잡고 길을 물었던 사람이 한국인이었던 적도 있다. 그 한국인 가족들도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가는 중이었고 그렇게 본의 아니게 낯선 한국인들과 동행하게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