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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Oct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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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진, 육아육묘를 이야기하다

제목: 드렁큰 타이거 - 축하해



 9월 중순, 육아육묘에 대한 원고청탁이 들어왔다. 내 글을 읽고 다른 분들에게 단하와 모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 내가 끄적인 일기가 육아육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가보다.' 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혹시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나를 비난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가끔은 안부글, 쪽지, 메일로 육아육묘에 대해 궁금한 질문이나 우리 가족을 응원하는 글들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다. 내가 아는 한에서 열심히 설명해주고 예방법, 대처법 등을 알려드리곤 했지만, 이렇게 일대일이 아닌 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리고 육아육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겁먹지 말라고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방대한데 A4 1장반의 분량으로 줄이려고 하니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육아육묘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내가 밟아왔던 준비과정과 현재 단하와 모찌의 이야기를 쓰기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글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다시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니 울컥하면서도 묘한 기분이었다. 둘째가 생긴다고 해도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니 또 다른 느낌일테고, 그때 그 시간이 되돌아 오지 않듯이 그 느낌도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비교적 필요없는 정보는 지워내고 그 당시에는 생각이 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끼워 넣으며 남편까지 붙잡고 원고를 몇번씩 고쳐서 탈고를 하고 나니 힘이 빠졌다. 





 누군가에게는 달랑 한 챕터인 분량이지만, 언젠가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펴내고 싶은 나이기에 이번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친한 언니는 임신 했을 때는 철저히 '나' 중심으로 살으라고 했지만, 단하와 모찌 때문에 그럴 수 없었던 에피소드가 많았고, 지금이 아니면 쉽게 지나칠 일과 못할 것 같은 일들이 수도 없이 많기에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앞으로도 내 시간은 나와 남편보다는 단하와 모찌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포기 해야하는 일들이 많겠지만, 이런 삶이 내 삶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두 아이의 성장 과정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소중하고, 아직 모찌에게는 단하가 귀찮은 존재일지 모르나, 단하에게 만큼 모찌는 매순간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친구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단하가 한뼘 더 자란다면 모찌의 마음도 헤아리며 함께 놀아 줄 날이 오리라 믿는다. 단하가 말과 글을 이해하는 날이 온다면 엄마가 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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