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누어 보자. (동거 없는) 연애와 동거, 그리고 결혼.
요즘은 만나는 방식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만나든 상관은 없다. 하지만 분명히 차이점은 있다.
우선 (동거 없는) 연애와 동거를 비교해 보자. 연애와 동거의 차이점은 연애를 하고 나서 같은 집으로 가느냐 서로 다른 집으로 가느냐의 차이다. 그 말은 즉, 생활을 공유하느냐 생활을 공유하지 않느냐의 차이로 말할 수 있다.
연애만 하는 것과 생활을 공유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연애만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좋은 모습 위주로 보고, 설렘을 느끼고, 서로 스케줄을 맞춰서 만나고, 어떤 활동들을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집에서 데이트를 하기도 하겠지만 동거를 하는 것만큼은 생활 상의 공유를 많이 하지 않는다.
동거를 하게 되면 연애도 물론 하겠지만 생활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식사를 하고, 퇴근을 하고, 같이 쉬고, 텔레비전을 같이 보고, 같이 자고, 청소를 하고, 집안 정리도 해야 한다. 연애만 할 때는 생활 상의 부딪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동거를 하면 생활 상의 부딪히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의 차이, 좋아하는 음식의 차이, 청소를 하는 사람과 청소를 하지 않는 사람의 트러블, 나는 주말에 쉬고 싶은데 상대방은 나가고 싶어 한다든지, 나는 오늘 일찍 자고 싶은 데 상대방은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든지 그런 일 말이다.
그래서 연애만 할 때는 서로 설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활 상의 부딪히는 일들은 알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동거를 하면 서로 맞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많은 공유를 하다 보니 연애 때만 느꼈던 설렘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애만 하면 ‘같이 살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안고 결혼을 할 수 있지만, 동거를 오래 하다가 결혼을 하면 그런 기대는 별로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동거를 한 커플의 경우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더 이상의 기대가 없기 때문에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모를 수 있고, 결혼을 하더라도 연애만 하다가 결혼한 커플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나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고, 헤어질 이유가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그럼 동거와 결혼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