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세이유 이야기

고양이가 뭐 어때서

by 서울 지연이

파리에 있는 미쉘 선생님이 학기 중 어느 날 나에게 막세이유에 가면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해주시는 말씀이 있었다. 그곳은 개 한 마리가 지나가면 모두들 '오! 개가 지나간다!' 하며 흥분한단다.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내가 작은 것에도 쉽게 놀라고 흥분해 보였나 보다.(선생님은 내가 열세 살 중학생 같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띠나 선생님은 열두 살 반.. 묘하게 나이대가 맞네..)

나는 크게 웃으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부정한 것 같다.

허리를 꺾어가며 호방하게 웃는 그 모습 역시 선생님에게는 막세이유에 어울리는 흥분의 모습이었을지도.


바캉스를 맞아 집으로 돌아와 지난주에는 부모님과 함께 저녁 외식을 하고 행구동 치악산 산 길을

드라이브하였다.

여름의 산록이 상쾌했다. 파리에서 보지 못하며 그리워했던 초록의 산림들이 너무 좋았다.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드라이브 내내 차 안을 채웠다.


엄마 아빠의 호흡이 척척 맞는 잔소리에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창 밖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나는 몹시 기뻐 고양이를 가리키며 '엄마! 고양이!! 아빠 고양이!??!!!'

소리를 질렀다.


여느 때처럼 동물 이야기에 두 분은 반응이 없으셨다. 나는 연거푸

'고양이!! 고양이!!!'

소리 질렀다.


앞 좌석에서 목청 좋은 두 분의 잔소리 폭격이 날아왔다.

내 나이의 숫자들과 고양이가 소리 지를 일이냐 등의

잔소리들이 날아다닌 것 같다.

엄마 아빠는 나를 혼내실 때 호흡이 척척 잘 맞는다.

대단한 부부다.


집으로 돌아와 그날 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웬일인지 미셀 선생님의 막세이유 이야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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