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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만다 Oct 19. 2018

30살에서 31살

언니오빠들이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갈 때보다는, 30살에서 31살로 넘어갈 때 인생이 참으로 무거운 녀석이라는 걸 깨닫는다고들 하던데, 제가 실제로 겪어 보니 그러합니다. 29살에서 30살을 맞이할 때 했던 고민은 지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네요. 그래서 오늘도 상념에 빠져 밤늦도록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심경의 변화가 있을 만한 사건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20대에 바라봤던 인생관이 조금씩 뒤틀리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을 뿐입니다.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다소 예민하다보니 그저 감기처럼 앓고 보내면 되는 일인데 무뎌지지가 않습니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꼬리처럼 물고옵니다. 실타래처럼 엉키고 또 엉켜서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 지 퍽 난감하네요. 인간 관계도 제 성격도 제 말투도 제 직업관도 제 재정상태도 제 연애관도 제 결혼관도 콘텐츠에 대한 제 신념도, 그 어느하나 흔들리지 않는 게 없습니다. 지금까지 맞다고 그렇다고 믿으며, 고수하며, 고집하며, 밀어붙여온 방식에도 의구심이 자꾸만 듭니다.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인생을 살아나가야 할까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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