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수집 원칙 04
홍순성 소장과 페이스북 채팅, 에버노트 워크 챗을 통해 ‘에버노트’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성’ 카테고리를 이처럼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었던 사람도 없었다. 물 만난 고기마냥 정말 신나게 떠들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코치를 받으면서 깨달은 바가 생겼다. 업무와 커리어, 자기 계발을 위해서라도 관심사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필자의 관심사는 정말 많(았)다. 건강관리, 다이어트, 에버노트 활용법, 시사상식, 베이킹, 요리, 집안 정리, 재테크, 20대 여성, 연애, 화장법, 여행, 영화 속 OST. 그런데 따지고 보면 현재 내가 무엇인가를 하는 데 반드시 중요한 카테고리는 아니다. 취미생활은 정신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당장 기사나 취재를 할 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평균 수준의 월급을 받고, 취미생활이나 하면서 때가 되면 결혼해서 애 낳고 살림하는 것. 이것은 내가 꿈꾸는 미래가 ‘절대’ 아니다. 사실 일로써 남들에게 인정받고, 기사로 말하는 기자가 되고 싶은 것이 제1 목표다.
하지만 수집(관심)과 활용(목표)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다 보니, 목표는 목표대로 멀어지고 에버노트에는 꿈을 실현하는 데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는 데이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다이어리나 끄적거리고 살려고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해온 것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억울해졌다.
이에 대해 홍 소장은 필요의 관점에서 수집의 키워드를 줄이라고 강조한다. 관심사를 축소하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 소장은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삶 속에서 우선순위로 올려놓은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에만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나 정보를 수집하는 패턴을 보면 정작 업무나 개인의 삶과 크게 연관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대비하려는 목적에서 열심히 수집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 가운데 정작 다시 본 데이터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는가?”
참고할 만한 글 : 수집 원칙 : 저장 != 일, 공부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에버노트에 저장할수록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홍순성 소장의 생각이다. 과거에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에버노트에서 모두 추적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삶과 업무에 연관성이 높은 데이터”에 한정된 이야기다. 오히려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은 ‘독’일 수도 있다.
홍 소장이 제시한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1. 삶의 우선순위 파악하기
2.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중요 과제 선정하기
3. 자료 수집
4. 중요한 자료 솎기
5. 수집하는 키워드 파악하기
6. 활용 키워드 파악하기
7. 활용의 관점에서 수집 키워드 범위 축소하기
8. 3~7 무한 반복
필자는 에버노트를 워크플레이스로 활용할 방법을 원했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까지 썼던 기사, 수집한 기사를 액세스할 수 있어야 했고, 취재한 내용을 들여다보고 취재 일정을 확인하는 도구를 찾던 시점이었다.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스크랩한 자료는 ‘.스크랩’ 또는 ‘.베이킹’이라는 수집태그를 써서 노트북 어디엔가 저장을 해두고 노트북, 노트제목, 태그 구조부터 다시 짜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태그나 노트북 구조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대신, 바로가기 구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할일>
<취재>
<기사 데이터베이스>
<업무>
<브런치>
<버킷리스트>
<라이프>
이처럼 에버노트에는 현재 필요한 주제 안에서만 데이터를 모은다. ‘기사’ ‘미디어’ ‘업무’, ‘할일’. 그 이외에는 모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에버노트를 지식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활용의 관점에서 수집 키워드를 설정해야 한다 - 홍순성 소장
마치 “유레카!”를 외친 것과 같은 새로운 발견과 깨달음인데 글로 이 감정을 온전히 전달할 방법이 없어서 안타깝다. 어쨌든 에버노트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자유롭게 커스텀화할 수 있어서 좋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단점일 수는 있지만, 나처럼 까다로운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