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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본싱크를 사용하는 이유

맥 OS용 개인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

by 사만다

남자친구도 자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맥북 프로 구매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디자이너를 위한 훌륭한 기기이기도 하지만, 개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맥북은 정말 유용한 기기다. 글 쓰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각종 보고서와 연구 자료를 읽고, 이 데이터를 언제든지 검색 가능한 상태로 유지 및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윈도우에서는 이 모든 것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없다. 물론 대안적인 솔루션(에버노트나 원노트 등)이 있기는 하지만, DB 관리 차원에서 접근했을 때는 사실상 윈도우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영역이다. 데본싱크(Devonthink)가 윈도우 버전을 내놓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데본싱크는 정보를 관리하는 도구로, 앞서 언급한 대로 이른바 개인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유용하다. 오피스 문서, PDF, 북마크 등 각종 파일과 데이터를 데본싱크에 저장하는데,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관련성이 있는 데이터를 추천해줄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는 데본싱크의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구현된다.

26160C4F5524A657099A92 맥 OS 전용 개인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

데본싱크를 사용한 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기존에는 에버노트로 모든 텍스트 콘텐츠를 관리하려고 했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데본싱크와 에버노트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에버노트에서 구현되지 못한 기능 혹은 한정적인 기능들로 인해 데본싱크를 병렬적으로 사용한다는 말이 더 적합할 것이다.




1. 유연한 노트 정렬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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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에서는 노트 제목이나 만든 날짜, 업데이트 날짜, 원본 URL, 노트 크기 등을 기준으로 최근 순서 또는 오래된 순서대로 정렬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이 하나 있는데, 모든 노트북에 동일한 방식으로만 노트를 정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노트를 일차적으로 수집하는 inbox 노트북일 경우에는 노트를 만든 날짜를 기준으로 최근 순서대로 정렬해야 의미가 있는 반면, 국어사전 노트북에서는 노트 제목 순서대로 정렬해야 한다. 이 두 노트북마다 노트를 정렬하기 위해서는 그때마다 정렬 옵션을 바꿔야 한다. 여간 귀찮거나 복잡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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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데본싱크에서는 그룹별로 파일 정렬 기준을 지정할 수 있다(데본싱크에서의 그룹, 파일은 각각 에버노트의 노트북과 노트와 같은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데본싱크에서는 파일을 생성한 날짜를 기준으로 오래된 순서대로 정렬하며, 앞서 언급한 예제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이렇게(위 사진) 된다. 모든 노트를 일차적으로 수집하는 inbox 폴더에는 파일을 추가한 순서(by Data Added), 알파벳으로 정렬하는 게 직관적인 국어사전 폴더에서는 이름으로 정렬(by Name)을 설정하면 되며, 하단의 오름차순 정렬(Ascending) 또는 역순 정렬(Descending)을 선택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어서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를 주로 정리한다. 아직 비디오나 이미지 등을 본격적으로 정리해보지는 않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하단 옵션에 있는 정렬 기준인 앨범(by Album)이나 작곡가(by Composer)를 설정할 수도 있다.



2. 계층화된 태그

2659943F5524A7CD275FE1 에버노트의 계층화 태그 기능

최근 에버노트도 업데이트를 통해 태그를 계층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레시피’라는 태그가 있다고 가정하자. 레시피 하위 항목에는 샐러드, 한식, 전, 양식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위 캡처대로 태그를 구조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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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 ‘레시피:’라는 하위 항목으로 ‘레시피:양식’, ‘레시피:한식’ 태그를 놓은 뒤, 태그 검색어로 <레시피:>까지 입력하면 이를 포함한 모든 태그가 제안 작업으로 검색된다. 어떤 태그를 붙였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 중복된 태그를 입력하는 일을 방지해준다.


데본싱크에서도 에버노트처럼 태그를 구조화할 수 있는데, 크게 2가지 차이점이 있다. 하나는, 파일에 하위 항목을 입력하면 최상위 태그는 자동으로 입력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캡처 이미지처럼 .디바이스>스마트폰>갤럭시>갤럭시 S6로 태그를 구조화했다고 가정해보자. 삼성 갤럭시 S6와 관련된 기사를 데본싱크로 스크랩한 뒤, ‘갤럭시 S6’ 태그를 입력하면 상위 태그인 ‘.디바이스’, ‘스마트폰’, ‘갤럭시’가 입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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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위 태그를 여러 상위 태그로 소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직관적으로 잘 와 닿지 않는 기능이니, 예시를 들어 설명하겠다. 만일 .기업>삼성라는 태그도 있다고 가정해보자. 갤럭시 S6는 디바이스이기도 하면서도, 동시에 삼성의 주력 제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에버노트에서는 반드시 하위 태그는 하나의 상위 태그 아래에만 위치시킬 수 있다. 즉, ‘갤럭시 S6’라는 태그를 ‘스마트폰’과 ‘삼성’ 태그의 하위에 놓을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데본싱크에서는 Replicate To(모사하다, 복제하다는 의미는 있으나, Duplicate To라는 옵션이 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봐서는 이러한 의미로 대치해서 사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추후 이에 관한 기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로 이를 구현할 수 있다.




3. 용이한 문서 내부 텍스트 검색


맥북 프로를 구매하기 전에는 PDF 파일이나 오피스 문서 파일을 적절한 폴더에 저장한 뒤, 파일 제목을 보고 대충 아무거나 열어본 뒤, 원하는 글감이 있는지 하나하나씩 열어봐야만 했다. 파일 내부 텍스트를 검색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때는 파일을 수집하는 대로 바로바로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었는데, 언제 어떤 글을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할 수 없는 것이 한계였다.

에버노트 무료 사용자였던 나는 에버노트에 텍스트를 제외한 파일을 첨부하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에버노트에 첨부하더라도 외부 프로그램으로 열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본싱크를 통해 이 모든 것을 한 워크플레이스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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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파일 내부에 있는 텍스트를 바로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본싱크의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우선 검색 질의어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문서 순으로 표기된다. 그리고 해당 텍스트가 포함된 문서의 특정 영역이 강조 표시된 부분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에버노트’를 검색해보니, 이와 관련된 파일 62개를 0.005초 만에 찾을 수 있었다. 만약 데본싱크가 없었더라면, 이 62개에 해당되는 파일을 찾고, 하나하나 열어보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오른쪽 파일 패널 상단에 보이는 왼쪽/오른쪽 화살표를 클릭해서 파일 내부에 강조 표시된 텍스트를 찾아볼 수 있다.




4. 완료된 프로젝트의 체계적 관리


데본싱크의 유일한 단점은 맥 버전만 지원된다는 것이다. 반면, 에버노트는 사용자가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일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웹으로도 서비스되는 상황이니, 에버노트 계정만 있으면 친구 PC에서도, 학교 컴퓨터에서도 로컬 애플리케이션을 굳이 설치할 필요 없이 웹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고는 한다. 기기마다 동일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좋지만, 사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정보에 반드시 액세스 할 필요는 없다. 특히 대학 시절에 작성했던 에버노트라든지, 이미 기한이 끝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자료 처리가 난감하다. 계정당 생성할 수 있는 노트북의 개수가 최대 250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작정 노트북을 늘려나간다거나, 노트북에 저장된 노트들을 무작위로 섞어서 저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필자의 경우


1. 자주 보지 않는 데이터

2. 맥북에서만 봤을 때 유용한 데이터

3. 마감이 끝난 프로젝트와 관련된 데이터


등은 모두 데본싱크로 옮겨놓는다. 다행히 에버노트에서 ‘노트 내보내기’ 기능으로 추출한 파일의 메타 데이터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데본싱크가 이를 그대로 불러온다. 노트 생성 날짜, URL, 태그, 제목 등 말이다. 사실상 에버노트는 ‘현재, 언제 어디서나’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중요한 데이터만 입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사 아이디어, 레시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 말이다. 데본싱크에 ‘아카이브’라는 개념을 덧씌우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내 페이스북에는 데본싱크의 장점을 부각하는 이야기가 지속해서 게재되고 있다. 유료로 살만한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수록 글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깊이가 더해지는데 바로 데본싱크가 나의 ‘제2의 두뇌’ 역할을 똑똑히 하고 있다. 즉, 컴퓨터 부품으로 묘사해보자면, 에버노트는 캐시 메모리, 데본싱크는 CPU와 SSD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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