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665. 칙필레 'Chick-Fil-A'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 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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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어디일까?

아마 맥도날드와 피자헛의 나라 미국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실제로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패스트푸드 시장이 가장 큰 곳이다. 패스트푸드계의 최강자 맥도날드를 비롯해 버거킹, KFC, 피자헛 등 알만한 브랜드들은 모두 미국 출신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미국 사람들에게 가장 잘 나가는 패스트 푸드가 뭐냐고 물으면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이 브랜드를 꼽는 이들이 많다. '칙필레(Chickfil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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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필레 창업자 '트루엣 캐시((S. Truett Cathy)'는 조지아주의 작은 시골 도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직업은 보험 판매원,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 주부였다. 그의 나이 여덟 살이 되던 해 미국은 대공황을 겪게 된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집 청소는 물론 장사 신문배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성장하게 되는데, 이런 성장 배경 속에서 그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깨닫는다.

성인이 된 그는 당시 24시간 음식점들이 속속 생겨나는 것을 보고 동생과 함께 24시 음식점을 차리기로 결정한다. 어렸을 적 어머니의 하숙집 운영을 도우며 배웠던 노하우로 애틀랜타 근교에 '드워프 그릴'이란 음식점을 연다. 칙필레의 시작이었다.

칙필레의 대표 메뉴는 '치킨 샌드위치'다.

고소한 땅콩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닭가슴살 패티에 피클 두 조각을 버터에 구운 번 사이에 넣은 아주 단순한 레시피의 메뉴다. 어렸을 적 그의 어머니가 자주 해주었던 남부식 치킨샌드위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메뉴다.


'칙필레(Chick-fil-A)'는 '닭 살코기(Chicken Fillet)'에 등급을 뜻하는 'A(Grade A)'를 더해 'A급 치킨 살코기'라는 의미를 넣어 만들어졌다.


Chick(닭) + Fillet(살코기) + A(A등급)


최고의 재료만 사용한다는 그들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이름이다.


칙필레는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3위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그들 위에는 프랜차이즈의 제왕이라 불리는 맥도날드,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불리는 스타벅스 둘 뿐이다. 국내의 낮은 인지도와는 별개로 미국내에서 칙필레의 위상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가리라 생각된다.

어떻게 그들은 치킨 하나로 이렇게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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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특한 초기 입지 전략

칙필레는 초기 대형 쇼핑몰 한 구석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열었다. 지금이야 대형 쇼핑몰 안에 푸드코트가 있는 풍경은 일상이 되었지만,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식당들은 일반 도로변(로드사이드)에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시되던 시대였다. 이러한 독특한 입지 전략은 칙필레의 초기 성장에 결정적 트리거로 작동한다. 60~70년대 미국의 경제호황과 더불어 대형 쇼핑몰은 미국의 새로운 쇼핑 문화로 급부상하며 엄청난 성장가도를 달린다. 대형 쇼핑몰에는 유동 인구가 넘쳐났고, 빠르고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할 장소를 찾던 쇼핑객들에게 칙필레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이렇게 칙필레는 1970년대 미국의 대형 쇼핑몰 붐을 타고 함께 성장한다. 새로 문을 여는 쇼핑몰마다 칙필레 매장도 함께 입점하는 전략을 통해서 말이다. 장점은 또 있다. 독립된 로드사이드 매장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기에 경쟁 브랜드에 비해 빠르게 매장수를 늘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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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변치않는 브랜드 철학

칙필레는 1946년 첫 점포를 연 이후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수많은 변곡점이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초기 수립한 몇 가지 브랜드 철학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리지널리티와 품질(Originality & Quality)'이다. 칙필레는 소고기 패티 햄버거가 주류이던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뼈 없는 닭고기를 사용한 치킨 샌드위치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다. 원조 치킨 샌드위치의 단순한 구성과 맛을 고수하기 위해 1년에 10개 정도의 엄선된 메뉴만 출시한다. 참고로 경쟁사인 맥도날드가 1년에 약 50개가 넘는 신메뉴가 출시된다. 품질을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모든 재료는 검증된 지정 농장에서만 공급받고, 절대 냉동된 닭은 사용하지 않으며 심지어 헛간에서 자란 무항생제 닭만을 사용한다. 'A급 치킨(Grade A)'을 의미하는 브랜드명에 걸맞은 퀄리티를 유지함으로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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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트있는 도발적 마케팅

칙필레의 마케팅을 상징하는 것은 닭이 아니라 '소(Cow)'다. 'Eat Mor Chikin(닭을 더 드세요)'라고 삐뚤빼뚤하게 쓴 팻말을 든 이들은 다름 아닌 소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닭고기를 권하는 절박하고도 귀여운 반전을 선사하는 광고다. 일전에 다루었던 '펩시'표 도발적 마케팅과는 또 다른 결의 '위트 마케팅'이다. 심각한 기술 자랑 대신 유머를 선택함으로써 대중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영리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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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고객과 직원 모두 만족시키는 독특한 문화

칙필레는 고객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몇해 전 칙필레 점주를 뽑는 경쟁률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구글 입사 경쟁률(0.23%) 보다 칙필레 점주가 될 확률(0.13%)이 더 낮다는 내용이었다. 점주가 되기 위해서는 가치관 인성을 테스트하는 에세이를 제출하고 여러 번의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까다로운 심사 조건임에도 매년 지원자가 몰려드는 이유는 칙필레 매장이 잘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업 비용이 단돈 1만 달러, 한화로 약 1,500만 원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보통 맥도날드나 KFC 같은 프랜차이즈를 하려면 5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이 들기도 하는데 반해 칙필레는 본사에서 창업비용 대부분을 대주는 셈이다. 직원들을 위한 복직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식업임에도 매주 일요일마다 쉬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까지 운영할 정도로 직원 만족에 진심인 브랜드다. 실제로 칙필레 직원들이 다른 경쟁 업체들보다 10% 더 많이 웃으면서 일한다는 조사도 있을 정도다. 이는 브랜드의 최전선에 있는 것은 직원들이고, 그들을 위한 복지의 힘을 쓴다면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더 잘 대해주고 그 결과로 매출은 더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그들만의 경영 철학 때문이다


칙필레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 매장당 매출 1위 브랜드다.

이러한 사실은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느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듯 하다.


상품기획이란 일을 하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한다.

'새로운 기능, 새로운 옵션, 새로운 상품'


하지만 때로는 그 반대가 정답일 수도 있다.

칙필레는 메뉴를 줄였고, 영업일을 줄였고, 확장을 제한했다.

대신 그들이 남긴 것은 단 하나였다.

명확한 브랜드

나는 칙필레의 사례를 볼 때마다 상품기획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좋은 기획은 더 많은 것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지켜야 할 단 한 가지를 결정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치킨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비즈니스를 한다

(We are not in the chicken business, we are in the people business)

-트루엣 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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