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다시 시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봄 May 05. 2020

재능 없는 자의 글쓰기

당신의 글에 어떤 마음을 담고 싶나요?

Q : 우리가 쓰는 글에는 누구의 마음을 담아야 할까요?


작가맘


 

끄적이는 마음

독자들이 몰라준다고

어리광을 부리네


글썽이는 마음

토닥토닥 위로해 주다가

한참 동안 펜을 놓네


 

글쓴이의 마음

뿌듯함과 부끄러움 함께라

쓰다 울고 쓰게 웃고 쓰고 아프다네



작가맘 (초고)

2020.5.5

질문술사 시인박씨

재능 없는 자가 글쓰기의 [본질]을 다시 묻다


詩足 : 끄적이는 마음 / 쓰는 일 / 쓰일 글 / 쓴 글 (초고)




詩足 1 _ 끄적이는 마음


볼품없는 글씨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아

종이 위에 끄적입니다.


그리움도 담고 외로움도 담아

토닥이며 괴로운 삶 마주합니다


착한 마음 따스한 온기를 담아

그대에게 선물하고 싶지만

재주 없음 부끄러워

끄적인 글 감춰둡니다


그래도 언젠가 당신이

읽어주길 바라며 쌓아둡니다






詩足 2  _ 쓰는 일


실용적인 글 한편 끄적이려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고민한 후

논리를 세우고 자료도 조사하며

다듬고 다듬어 몰입해 써야 합니다


글 쓰는 일이 업인 분들에게는

저보다 능숙한 무엇이 있겠지만

훈련도 제대로 받아본  없는 저는
 갈팡질팡 시행착오 끝에 
 미숙한  한편 쓰고 
 독자분들이 어주길 기다립니다


2000~4000자 정도 되는 글도

몇 분이면 다 읽을 수 있으나
 쓰는 일은 그보다 시간도 노고도

많이 드는 일이랍니다


글 쓰는 일을 하기 전엔 몰랐지만
 부족한 재능으로 글쓰기를 하다 보니
 새삼스럽게 작가들을 존경하게 됩니다
 
 



詩足 3  _ 쓰일 글


쓰여진 글은 누군가에게 읽혀지기 전까지

아직 제 할 일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글은 읽혀진 후에도 일을 합니다


독자를 돕는 글, 쓰임이 생긴 글은

비로소 생명을 얻습니다


지인들에게 선물로 보내지기도 하고,
 독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언도 해주며

쓰임새를 갖고 살아갑니다


제가 그동안 끄적인 수많은 글들 중에
 쓰임을 얻은 글은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글은 종이 위나 브런치 게시판 한 켠에

잠들어 있습니다


쓰일 만한 글을 짓는

훌륭한 작가분들의 작품을 보면

부럽고 또 부끄러움 올라옵니다


그러니 계속 조회수나 공유수 같은  

독자들의 반응을 불안한 맘으로

살피고 또 살피게 되나 봅니다
 
 



詩足 4  _ 쓴 글


글을 쓰고 나서도

씁쓸함이 맴돌 때가 있습니다

정성을 담아 쓴 글은 읽히지 않고,
 때로 지나가듯이 툭 던진 글들에
 사람들이 반응할 때면 특히 그렇습니다

왜 이런 부족한 글에 독자들이 반응할까

궁금해지고 씁쓸해집니다


독자에게 외면받은 글을 쓰곤

독자가 반응하는 글을 보며

찬찬히 다시 살펴봅니다


제 글에 담긴 내용이나 완성도보다는

독자에게 필요한 소재를 다루거나

독자의 고충을 다독여 주는 글이

더 잘 읽히고 공유되더군요


하고 싶은 말을 담아 쓴 글보다

듣고 싶은 말을 대신 써준 글이

널리 읽히는 것인가

씁쓸해질 때도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제 마음만 바라보다가

독자의 마음을 놓치면

그리 되더군요


작가의 마음만 담지 말고

독자의 마음도 담을 수 있는 글

그래서 쓰임을 얻고

생명을 얻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씁쓸한 맘 담지 말고

쓰디쓴 글 쓰지 말고
당신의 맘 담기까지

쓰고 또 쓰렵니다
 


+ 시인박씨의 성찰 _ 그러고 보면 난 글쓰기에 재능이 참 없다.

  글쓰기 훈련도 제대로 받아본 적 없고. 그동안 책을 두 권 낸 것도 신기하고, 또 책을 내겠다고 깝쭉이는 것도 신기하다. 재능이 없다는게 그 일을 하지 않을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배워본 적이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 재능이 부족하면 시간이 좀 많이 걸리고, 우왕자왕 좌충우돌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계속하다보면 아주 조금씩 나아지기도 하더라.

   다만 '누구의 마음'을 담을 것인가는 계속 물으며 나아가고 싶다.


재능은 글쓰기의 본질이 아닙니다. 당신의 글에 담고 싶은 마음은 무엇입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토닥토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