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시인의 편지를 읽다가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 한 장 쓰고 싶었습니다
다시, 만난 봄날에
봄비가 내립니다
봄이 왔습니다.
지난가을, 봄이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편지를 보냈지요.
금방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곤
차디 찬 겨울 속으로 홀로
멀리, 점점 더 먼 곳으로 훌쩍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그렇게
뜻 모를 소리만 남겨두고 가버렸지요.
봄날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돌아오긴 돌아왔는데
낯선 사람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더럽고 지친 모습으로 이렇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날처럼 따스하게 웃어주는 그대를 보니
왈칵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2021. 3. 20
詩因 삼봄
봄날을 맞이해
누구에게 편지 한 통 보내고 싶나요?
그 편지에는
어떤 마음을 담아 보내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