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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Bright Dec 24. 2017

더 멀리가기 위해 전략을 변경하다

'무조건 버티기'가 답이 아닌 시점

안녕하세요, 장투전입니다.

다들 며칠간 '비트폭탄이 계속 떨어지는 횡보장'이라 마음 고생 많으시죠?


올바른 코인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버티는 것이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전략이다. 

이 가정에 변함이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이익의 양'

그러니까 제 그릇의 크기에 한계를 느껴 투자전략을 변경했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솔직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유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그릇에서 넘치는 것을 아예 덜어내다 


퀀텀, 18000에서 시작했습니다. 

3주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시적 하락도 몇차례 겪었습니다.

91000을 찍는 걸 보고도 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65000에서야 50% 현금화 했습니다.

이게 어제의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퀀텀 가격이네요.) 


주로 추매를 33000 즈음에 해두었기 때문에

65000에서 50%를 빼지 않았더라도 사실 상관 없었습니다.

대하락장이 오더라도 33000원까지는 내려가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가격 등락에 마음이 축나고

종일 차트만 들여다보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X000만원,

저에게는 제 삶에서 가장 큰 액수의 돈입니다. 


65000에서 현금화를 한 것은 퀀텀의 미래 가치가 낮아서도,

더 좋은 코인이 있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 현금은 퀀텀이 65000에서 다시 50000원을 찍었을 때에도 쓰지 않았습니다.

사실 쓸 수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패닉셀의 가격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60000을 지나 일시적으로 회복장인 상황이 와서도 추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이 돈은 방패도, 무기도 아니었던 거죠. 


제 그릇 밖에 있는 돈인 겁니다. 


말 그대로 이 수익금은 제 그릇에서 넘치는 돈이었습니다.

늘어도 왜 늘었는지, 줄어도 왜 줄었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그저 오르면 오르는 만큼 또 내리면 내리는 만큼 불안했습니다.

언제 이 수익이 사라질까... 마이너스가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래서 큰 이익이 아니라

제 안전을 위해서 일부를 익절하고

현금으로 바꾼 것은 옳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 더 오랜 시간 퀀텀과 함께하기 위해서 


어떤 분은 이제 단타전문가로 닉네임을 바꾸라고 비꼬시더라구요. 


이해는 합니다.


그분이 사랑하고 올인하는 리플/퀀텀에서 50%나 발을 뺐다니,

어쩌면 그분은 고점에 물려있어 불안해 죽겠는데...

자기는 수익이 좀 났다고 50% 현금화 했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더 큰 하락장이 오고 패닉셀이 난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여전히 중요한 제 원래 투자금이... 차도 집도 아니고 퀀텀/리플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하락장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앞에서 제가 한 손을 뺀 것이 괘씸해보이실 수 있겠지만

저 나름대로는 [안전하고 성공적인 투자] [장기적으로 내가 더 여기 남아있을 수 있는 투자]로

그 방식을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저의 X000만원은 절대 잃으면 안되는 종잣돈이었어요.

제 개인 형편이 물러날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고점에 물려서 버티는 분들과 제가 다를 게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게시판에 보면 떡락충, 관망충, 회복충, 존버충, 단타충...

대체 왜 그렇게 남을 물어 뜯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지 안타깝습니다.

타인의 성향을 비난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인마다 각각의 역할이 나뉘어 있듯, 투자자들마다 그 역할이 나뉘어 있는 겁니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섞여서 각자의 스타일로 투자하고

이익을 보기도 손해를 보기도 하는 곳이잖아요? 


제가 믿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무가치한 것이 아니며,

투기보다는 투자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결국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은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적더라도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제 투자의 방식이 변했을 뿐입니다.    





3. 잃은 것과 얻은 것 


이번 노선의 일부 조정으로 실과 득이 있습니다. 


50% 돈 만큼의 미래 이익이 줄었습니다.

1년 뒤로 보자면 어마어마한 액수겠죠.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의 시간과 좀 더 느긋한 마음을 얻었습니다. 


비트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또 퀀텀이 오르면 아 오르는구나...

내리면 내리는대로 아 언젠가 시장이 얼음장같이 변하면 그때 돈을 써야지...

그정도로만 생각하고 차트가 아니라 사람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만약 이번의 지루하고 공포스러운 하락장을 겪지 않았더라면,

재정거래로 인한 비트폭탄 / 비트하락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김프... 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퀀텀이 3주만에 15만원까지 내달렸더라면? 

저는 제 그릇에 대한 고민을 아예 하지 못한채로 넘치는 돈을 손에 들고

제 투자능력을 맹신하게 되었을 겁니다. 


제 분석과 투자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시장의 상황이 축복 그 자체였던 건데 말이에요.

이미 오랜시간 버텨왔던 앞선 사람들이 있었고, 저는 뒤늦게 좋은 타이밍에 합류했던 것 뿐인데 말입니다. 


이번 장을 잘 넘기고 나면...

살아남은 분들은 하락장에서도 버틸 수 있는 '퀀텀에 대한 신뢰'를 만들게 될 겁니다.


부디 더 많은 분과 오래오래 여기서 인사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 글을 읽고 힘 얻으셨다는 분들이 아직도 있는 걸 보면

좋은 글을 써야겠다, 솔직한 글을 써야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 투자 방식의 변화가 혹시라도 고점에 물려계신 분들께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곧 시장이 풀리면 10만원을 넘어서 훨훨 달리는 퀀텀을 보면서 9만원에 물려서 걱정했던 때가 있노라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각자의 기준으로 안전하고 성공적인 투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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