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매일이 도전이었다.
작은 문제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고, 그럴 때마다 나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적당히 균형을 맞추면서 회사를 키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이렇게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시점에 이르자, 더 이상 천천히 성장하는 걸로는 버티기 어려웠다.
내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였다.
로켓에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그 연료로 태워질 것인가?
처음에는 우리가 가진 자원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조직이 작았고, 방향 전환도 쉬웠다. 실수할 여유도 있었다. 그러나 스케일업의 순간에 도달하자 모든 것이 변했다.
이제는 빠르게 커지는 시장 요구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속도가 필요했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자를 이겨내기 위해 한순간의 주저함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그때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우리의 역량을 시험할 것이다.
나 자신과 팀이 어떻게 이 압박을 견딜 수 있을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격한 성장 속에서 무엇이 우리를 지탱해줄까? 혹은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저 소진되어가는 연료처럼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스케일업은 상상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자금을 확보하고, 팀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나와 팀은 매일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저 연료로 태워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서도 같은 피로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선택해야 했다.
이대로 연료가 되어 소진될 것인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문제를 직시하고, 해법을 찾아 나가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방향성과 집중이었다. 스케일업이라는 거대한 로켓을 날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료를 태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로켓을 제대로 발사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속도와 방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날아오르려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이유다.
성장은 단순히 규모 확장이나 매출 증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핵심 가치를 더 넓게 실현하기 위해 이 로켓에 타려 한다. 이것이야말로 스케일업의 진정한 목적이어야 하며, 그 목적이 흐려질 때 회사는 방향을 잃고, 무분별하게 연료만 태우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영자의 역할은 단순히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팀이 과도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작업을 분배하고, 회사의 장기적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스케일업 과정은 무작정 연료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추진력을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과도한 소모가 반복되면 결국 조직 전체가 지치고, 연료가 고갈된 것처럼 내부 역량이 무너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와 팀의 작업을 균형 있게 분배하고, 중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스케일업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단지 연료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로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고통스럽고 어렵다.
스케일업의 길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때로는 방향을 잘못 잡아 큰 손실을 보고, 그 대가로 중요한 사람을 잃기도 했다. 내가 했던 몇몇 선택들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실수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이미 연료의 일부를 태웠고, 그 불길은 안팎으로 계속 번져 나갈 것이다.
어디까지 태울 수 있을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나조차 알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이 로켓에 올라탈 것이고, 이대로 날아오르거나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끝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한계에 부딪혀 폭발할지는 불확실하다. 그 불확실성 속에서 매일 나는 묻는다. 정말 이 선택이 옳았을까? 그리고 그 답은, 이 로켓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끝에 가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