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월)~2024.05.08(수)
2024.05.06 (월)
가을이가 지난번부터 노래를 부르던 대형 키즈카페가 있었다. 어린이날인 어제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하기도 했고, 오늘도 비가 오기에 그렇게 원하던 그 대형 키즈카페를 가기로 했다. 같은 건물 1층에서 점심을 먹고 올라갔는데, 웬걸. 입장을 위한 대기를 하란다. 대기 신청을 하고 번호를 받고 나니 내 앞으로 60팀이 있단다. 우와. 그렇게 1시간가량 대기를 해서 1시쯤 들어가서는 7시에 마감할 때까지 놀다가 왔다. 워낙 큰 곳이라 2~3시간 놀아도 체력이 방전되는 곳인데, (심지어 튜브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이라 전체적으로 경사가 가파르게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거기서 무려 6시간을 놀다가 나온 것이다. 진짜 너무 힘들었다.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체력을 다 써서 몸이 여기저기 아프면서도 그렇게 뿌듯하더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트램펄린에서 뛰면서 웃던 얼굴이 자꾸만 떠오르더란 것이었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가길 잘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었다. 그래. 이래서 사랑은 무서운 것이다.
2024.05.07 (화)
지난달 아이에게 사준 책이 있었다. 좀 독특한 팝업북이었는데, 책을 펼치면 2층집이 되어서 함께 동봉되어 있는 종이 인형들을 가지고 인형놀이를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책 가격이 비싼 것에 비해 (팝업북들은 원래 가격이 좀 비싸다.) 글이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아이가 좋아 하기에 만족했었다. 그런데 그날 아이가 그 책을 가지고 놀다가 “엄마~! 이것 봐!”하는 게 아닌가. 아이 손에는 작은 책이 들려있었다. 알고 보니 아주 작고 얇은 책이 그 팝업북에 액자처럼 벽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몰랐을 것이다. 글이 하나도 없는 게 아쉬웠었는데 작은 책이 들어있다니 더더욱 사 줄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이가 나에게 또 질문을 했다. “엄마 이거 알았어?”하면서 낮은 책장 위에 펼쳐둔 그 팝업북에 다가가는 게 아닌가? 으잉? 또 뭐 새로운 게 있나?? 하면서 쳐다보았다. 그랬더니 그 팝업북에 있는 창문을 가리키며 아이가 말했다. “이거 밤으로 바꿀 수 있다?!” ‘에????!!’ 그러더니 창문 옆에 살짝 튀어나온 종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아이. 그랬더니 창 밖 풍경이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내가 무척 놀라워하자 아이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다시 한번 새삼 느낀다. 아이의 관찰력을 나는 따라갈 수가 없구나. 아니, 관찰력이라기보다는 관심이겠지. 아이는 나보다 그 책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본 것이다. 돈은 내가 주고 샀지만, 진짜 그 책을 사랑해 준 것은 아이였던 것이다. 그래. 비싸게 주고 사면 뭐 하나.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아야 그 값만큼 그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떤 것을 애정을 갖고 들여다보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오늘도 아이에게 배운다. 아이 덕분에 나의 시야가 더 넓어진다.
2024.05.08 (수)
오늘은 네일숍에 네일 받으러 가기로 한 날이다. 이번엔 어떤 색깔로 받을까 고민을 하면서 몇 가지 찾아본 디자인이 있었다. 가을이가 요즘 산리오에 ’ 쿠로미’라는 캐릭터에 푹 빠져있는데(그래서 요즘은 연보라색 옷만 입는다.), 쿠로미로 네일을 받아볼까 하면서 쿠로미가 그려진 네일을 한참 찾아보고, 또 쿠로미 대표 색인 연보라 컬러 네일을 한참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몇 개의 네일아트 디자인을 추려서 핸드폰 사진 앨범에 넣어놓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잠깐! 내가 내 손톱에 색을 칠하는데 왜 애가 좋아하는 색을 칠하려고 하는 거지? 왜 굳이?? 애 손톱도 아니고 내 손톱이잖아. 그럼 내가 좋아하는 색을 칠해야지! 그래서 나는 네일숍에 가서 빨간색으로 손톱을 칠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