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새미 Jul 11. 2024

장난감의 비밀

"얘들아, 어른들이 장난감에 대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 아니다. 이 사실을 아는 어린이들도 많지 않지. 내가 오늘 그 특별한 비밀에 대해서 말해줄게. 그건 바로 장난감 공장에서 시작되는 일이야. 다들 장난감 여러 개 가지고 있지? 그 장난감들을 매일매일 가지고 놀기도 했을 거고. 근데 너희, 장난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본 사람 있어? 그걸 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걸? 어른들도 그래. 어른들이 늘 장난감을 사주시지만, 장난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어른들은 별로 없어."


"그래 맞아. 장난감은 장난감공장에서 만들어지지. 그런데 말이야. 장난감이 완성되기 직전에, 장난감 안에 어떤 특별한 통신기가 들어간다는 사실 아니? 아, 통신기가 뭐냐면 말이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정보나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해. 음... 그래! 핸드폰처럼 말이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목소리를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잖아. 그런 것이 바로 통신기라는 건데 말이지! 어어어! 잠깐만! 그렇다고 당장 장난감을 열어보려고 하면 곤란해. 그 통신기들은 다 다르게 생겼다고. 무턱대고 장난감을 분해했다가 통신기는 찾아내지 못하고 아끼는 장난감을 망가트려버릴 수도 있는 일이야. 게다가 통신기들은 대부분 아주 아주 작아서 찾기 힘들뿐더러, 어디에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들어가 있는지 알기 어려워. 말했다시피 다 다르게 생겼거든. 그러니 함부로 장난감을 뜯어서 열어보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기로 하자! 하지만 장난감마다 들어있다는 건 확실해! 진짜라니까? 보지도 않고 어떻게 믿냐고? 내 얘기를 한 번 들어볼래?"


“어! 비행기!”

여름이가 걷다 말고 멈춰 서서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뻗는다.

“어디 어디??” “저기 비행기!!”

같이 걸어가던 엄마도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비행기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름이의 손가락 끝을 따라가 올려다본 하늘에는 볼펜으로 점하나를 찍어 놓은 듯 작은 비행기가 저 멀리 날아가다 금세 구름 뒤에 가려진다.

“여름아, 여름이는 대체 어떻게 매번 그렇게 비행기를 잘 찾는 거야? 이번 건 정말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여름이가 정말 신기하다. 하늘을 보고 걷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걷다가도 비행기만 등장하면 하늘을 쳐다보는지 알아가도 모를 노릇이다. 비행기에 있어서는 여름이에게 초능력이라도 있는 건가 싶은 엉뚱한 생각을 해보다가, 말도 안 되지 하며 그 생각을 그만두어 보지만 그런 엉뚱한 생각이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저 웃어넘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사실 여름이에게 초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비밀은 바로 여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 속에 숨겨져 있었다. 여름이는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여행에서 여름이는 처음으로 비행기라는 것을 타보았다. 그동안 바퀴가 달린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하던 여름이었는데, 비행기는 바퀴가 달려있는데 심지어 날기까지 하니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뒤로 비행기에 푹 빠진 여름이는 엄마에게 매일매일 비행기 이야기를 했고, 엄마는 멋진 비행기 장난감을 하나 사주셨다. 매일매일 그 비행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여름이는 뾰족한 날개가 불편한지도 모르고 잘 때도 안고 자고는 했다.


아무도 몰랐지만, 그 장난감 비행기에는 비밀 통신기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통신기는 진짜 비행기들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장난감 비행기는 진짜 비행기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진짜 비행기들도 장난감 비행기들이 어디 있는지 서로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난감 비행기를 자주 가지고 놀다 보면 진짜 비행기가 장난감비행기에 보내는 신호가 장난감비행기를 가지고 노는 아이에게도 보내지고는 한다. 장난감을 아끼고 좋아하는 아이일수록 그 신호들을 자주 받게 되는데, 반대로 장난감을 자주 가지고 놀지 않게 되면 신호를 받을 일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름이가 진짜 비행기들이 지나가는 것을 기가 막히게 잘 알아채는 것이다. 장난감 비행기를 아끼고 매일매일 가지고 놀던 여름이는 진짜 비행기들이 보내는 신호를 자주 받게 된 것이다. 다만 엄마는 그런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초능력이라니... 엄마도 참~!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시다니! 큭큭큭!

그래, 이건 내가 3살 때 이야기야. 그래서 아직도 비행기를 잘 발견하냐고? 그건 아니야. 실은 그 장난감 비행기를 가지고 논지 한참 됐거든. 그런데 요즘 내가 아끼는 미니카가 있는데, 요즘 난 도로 위에 수많은 자동차들 중에서도 내 미니카랑 똑같은 자동차를 엄청 잘 찾아낸다고!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눈에 쏙쏙 들어와~! 신기하지?! 내 미니카에도 통신기가 들어있는 게 분명해! 나뿐만이 아니야~! 우리 누나는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 인형이 유독 많은데, 발소리도 안 내는 길고양이들을 얼마나 자주 발견 하는지 몰라. 마치 고양이가 여기 있다고 우리 누나한테 말이라도 건네는 것처럼 말이지. 게다가 고양이들은 대부분 누나를 무척 좋아해. 낯을 심하게 가리는 녀석들도 말이야. 우리 누나가 아끼는 고양이인형 안에 통신기들이 진짜 고양이들과 신호를 주고받는 거지. 어때? 그게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자나!


근데 말이야! 이거 정말 비밀이다! 쉿!


넌 요즘 어떤 장난감을 좋아하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