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유형이 무엇인지 모르신다면 앞서 올렸던 'MBTI보다 중요한 애착, 왜 중요할까?'편을 읽고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애착 유형에 관한 내용들을 써가면서 많이 걱정했다. 혹여나 '불안정 애착이 너무 나쁘게만 생각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말이다. 사실 우리는 흔히 안정 애착보다 불안정 애착이 많기도 하고, 사람은 어느 정도의 불안정함을 가지고 있는데 혹시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애착 유형을 아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요 며칠 애착 유형에 관해 내용을 구성할 때 가장 염두해놓고 만든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몇 가지 강조하고자 한다.
나쁜 게 아니라 서툰 거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경험했던 관계 패턴과 아픔들은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가족을 선택하고 태어나지 않는다. 행복한 가정에서 따뜻한 정서적 지지를 받고 자랐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성장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 중요하긴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나 역시도 성장과정 속에서 좋지 못한 일들로 안정형에서 회피형으로 변해갔다. 무의식 속에 타인은 나에게 상처 주는 존재로 자리 잡혔고, 아무리 나에게 잘해줘도 좀처럼 사람에 대해 마음을 열지 못했었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 나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어쩔 수 없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이처럼 어렸을 적 경험으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되고 나 자신을 힘들게 한다면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서툰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저 채워나가면 된다.
아는 것이 시작이다.
내가 맺는 관계 패턴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부족한 점을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이것을 알게 되는 것부터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는 것이 곧 시작이자 반이다.
우리는 누구나 당연히 다 서투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서툰 점이 나와 사랑하는 사람의 관계 속에서 문제가 된다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