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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partners 샘파트너스 Mar 08. 2022

사람들은 창의적인 공간에 끌린다

오프라인 공간 트렌드 01

 주변을 보면 수많은 카페 중에서도 줄을 서서 블루보틀에 가고, 집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있어도 스틸북스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은 우리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블루보틀은 슬로 커피(Slow Coffee) 문화로 느림의 미학을, 스틸북스는 책을 매개로 취향을 큐레이션 한다.


 사람들은 여러 접점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면서 개인의 가치와 신념, 취향은 확고해졌다. 반면, 오프라인 공간이 내세우는 경험, 체험, 라이프스타일과 인테리어는 상향 평준화되었고, 어쩐지 비슷해 보이고 지루해졌다. 이 때문일까? 한 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미니멀 디자인을 내세우던 가전 브랜드는 요즘, 고객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을 내세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공간도 ‘창의적 공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창의적 공간이란, 쉽게 말해 뻔하지 않은 공간,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공간을 말한다. 지금부터 창의적 공간을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Point 1. 낯설지만 설레는 ‘비일상적 공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가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보통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위해 떠나거나 여행지의 매력에 이끌려 떠난다.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지는 시점이다. 

사람들은 일상과는 다른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 그들의 무료함을 해소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비일상적인 공간은 무엇이 있을까?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예술의 힘, 아더 스페이스 & 하우스 도산

 최근 MZ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더 스페이스’와 ‘하우스 도산’은 마치 테마파크처럼 비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독특한 컨셉과 공간 구성,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들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일상을 제공한다. 특히 두 공간은 예술 작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아더 스페이스는 뉴미디어 아트를, 하우스 도산은 키네틱 아트를 곳곳에 설치한다. 


아더 스페이스 3.0 (이미지 출처: 아더에러)


두 곳은 모두, 강남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메인 공간인 1층을 브랜드 제품이 아닌 작품 전시에 할애한다. (다른 층도 마찬가지로 공간 중심부에 작품을 설치한다) 그리고 보통의 미술관처럼 전시하기 보다 사운드, 조명, 향기까지 연출해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이러한 장치들은 그들의 제품까지 특별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우스 도산 (이미지 출처: 젠틀몬스터)


아더 스페이스와 하우스 도산은 감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작품의 희소성까지 있기 때문에 MZ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독특한 컨셉과 조형물만이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고객의 경험을 일관된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고객은 브랜드 철학이 담긴 그들만의 스토리를 확실히 체득하고 공간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낀다.


•다시금 확인하는 로컬의 가치, 해녀의 부엌

  로컬 콘텐츠는,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일 수 있지만, 다수에게는 새롭게 다가온다. 특정 지역이나 문화가 가진 고유의 색과 그들만의 이야기는 이색적이고도 명확한 컨셉을 가진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궁무진한 가치가 담겨있다. 제주도에서 로컬 콘텐츠로 핫하다는 ‘해녀의 부엌’은 최근 제주 북촌에 2호점을 냈다. 


해녀의 부엌 (이미지 출처: 해녀의 부엌)


해녀의 부엌은 연극을 통해 제주와 해녀의 삶을 알리고 제주의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제공한다. 새롭게 오픈한 북촌점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연극에 생동감을 더한다. 연극이라는 장치는 그들의 컨셉과 스토리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실제 해녀 할머니가 전하는 해녀의 삶은 더욱 진정성 있게, 마음속 깊이 자리 잡는다.

로컬은 그 자체만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훌륭한 콘텐츠가 된다. 그러나 로컬리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전달된다. 좋은 콘텐츠는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차별화가 시작된다.




Point 2. 아이덴티티가 변화하는 '플렉서블 공간'


 사람들은 모호한 구석이 참 많다. 모순되는 여러 가지 정체성을 한꺼번에 가진다. 얼마 전 방영된 ‘서울 체크인’에서 이효리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제주도에 사는 소박한 소길댁의 모습과 무대 위의 화려한 이효리의 모습 사이에서 어떤 모습이 진짜 나 인지 헷갈린다고 털어놓았다.

공간은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최근, 기능과 역할이 모호한 공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3개월마다 공간의 용도가 바뀌거나, 생각지도 못한 콘텐츠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거나, 낮과 밤에 공간의 컨셉이 변화하는 식이다. 


일상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집무실(執務室)

 최근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분산 오피스 ‘집무실(執務室)’은 낮과 밤의 무드가 180도 바뀌는 나이트 시프트(Night Shift) 서비스를 보여준다. 조명, 음악, 다과 등 다양한 요소의 변화를 통해 낮과 밤의 공간 분위기가 전환된다. 밤이 되면 일몰 시간을 반영해 조명이 바뀌고,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집무실 크루도 바에서 리커 타임(Liquor Time)을 준비해 핑거푸드와 함께 위스키를 제공한다. 오피스 공간임에도 낮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세밀하게 설계된 경험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일상의 행위 자체도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집무실(執務室) (이미지 출처: 집무실)


분산 오피스를 이용하는 디지털 노마드 워커, 내지는 카공족들은 저마다 다른 워킹 스타일 가지고 있다. 집무실은 나이트 시프트를 활용해 다양한 워킹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한 공간으로 집결시킨다. 낮에는 사무적인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차분한 환경을, 밤에는 창의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는 고객이 사색을 즐기고, 편안하게 영감을 떠올리고,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Point 3. 취향을 설계하는 '스페셜리티 공간'


 사람들은 ‘나만 알고 싶은’ 것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이를테면 ‘나만 알고 싶은-‘까지만 구글링 해보아도 나만 알고 싶은 노래,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 나만 알고 싶은 여행지 등 관련 키워드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점점 개인의 개성과 취향, 가치관이 중요시되면서 뻔하지 않은 것을 찾고, 특정 분야에 깊이 있게 알고 싶어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상품군의 생활 소품을 한곳에 모아두었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인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수가 많지 않더라도, 전문가가 심혈을 기울여 큐레이션 한 편집숍이 대세이다.


•취향 공유 그 이상을 실천하는, 식물원(SIKMUL1)

 이제 비거니즘(Veganism)은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과거 특정 단체나 활동가들이 이끌던 운동이 아니다. 예전에는 식물을 플랜테리어의 매개로 활용했다면 이제는 반려식물이라 부르며 정서적으로 교류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식물 편집숍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물원(SIKMUL1)’은 가드너의 라이프스타일을 컨셉으로 가드닝, 유기농, 친환경 제품 등을 큐레이션 한 공간이다. 

식물원(SIKMUL1) (이미지 출처: 광교 앨리웨이)


식물원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식물들을 큐레이션 한다. 누구나 키우기 쉬운 것보다는 키우는 재미가 있고 정성이 필요한 식물들이 많다. 그리고 식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블루 가운을 입은 가드너가 설명해 준다. 식물 외에 진열되어 있는 다른 제품들도 대부분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거나 오가닉 제품이다. 나아가 주민들을 위한 플라워 클래스나 화훼농가를 살리는 플라워 플리마켓을 열기도 한다. 제품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앞장서서 그들이 중요시하는 철학과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큐레이션 편집숍은 이 곳을 찾는 같은 취향과 가치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제품 구매 그 이상의 공간이 된다. 




 천편일률적인 공간은 우리에게 아무런 영감을 주지 못한다. 창의적 공간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콘텐츠는 그곳에 가야하는 분명한 이유를 만든다. 지금까지 살펴본 공간들은 이색적인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공간에 다양한 역할론을 부여하거나, 특정 카테고리에 전문성이 있거나- 등 각자의 강력한 무기가 있다.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저마다의 일상을 만들어 나간다. 소위 때깔 좋은 공간과 브랜드가 넘쳐나는 현실에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일상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에 끌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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