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년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수화기를 놓았네
잠시 잊고 있었나 봐 이미 그곳에는 넌 있지 않은걸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너의 눈 속에 담긴
내게 듣고 싶어 한 그 말을 난 알고 있었어 말하진 못했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너에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하자고 말하긴 미안했기에
내게로 돌아올 너를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내 품에 안기어 눈을 감을 때 너를 지켜줄 거야......
1991년 신해철 2집 Myself.
스무 살이 넘어서야 친구 집 LP판으로 처음 들었던 음악,
신해철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스무 살의 불안한 미래를 함께 하자고 말하기 힘들었던
당시 첫사랑에게 날 대신해 말해주는 듯한 진솔한 가사와 가슴을 열어 보이는
호소력 있는 음악엔 신해철의 철학과 고민이 녹아들어 있었고
그렇게 세상에 대한 거침없이 말하는 그를 동경하며 닮아가고 싶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 스스로의 삶과 나만의 철학 속엔 신해철 음악이 있었다.
2014년 10월 27일.
내 생일에
그는 내 곁을 떠났다.
돌아오는 10월은 그가 떠난 지 8년째가 된다.
8년 동안 그의 말처럼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변해가고 있고
세상은 아직도 돈, 명성, 사회적 신분 같은 물질에만 가치를 두고
변함없이 여전히 그것들만 쫓아가고 있다.
그런 것들이 커지는만큼 우리들 마음은 자꾸 비워져 가는 느낌이다.
내가 세상을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내가 답답함에 정말 미칠 것 같을 때.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으며 듣는 '그대에게'는 내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1번이었다.
그가 곁에 없어도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같은 시대를 살면서 그를 보고 느끼고 함께 했다는 게
내겐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유튜브에서 신해철 음악 연속 재생을 플레이하려는데 댓글 하나가 보였다.
'해철이 형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제가 힘을 낼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랬었구나.
그의 음악으로 에너지를 얻고 위로를 받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구나.
행복했다.
내가 사는 집 가까운 곳에 신해철의 생전 음악 작업실이 있다.
작업실 주변이 신해철 거리로 만들어져 있다.
마왕 신해철의 작업실,
가보지 않은 사람은 기대가 크겠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소박하고 작은 음악 공간이다.
신해철 거리는 화려하지 않다. 그처럼 소박하고 인간적이다.
비가 오던 울적한 어느 날엔 우산을 쓰고 신해철 거리를 둘러보다
비를 맞는 그가 안쓰러워 우산을 씌워준 적도 있었다.
가끔 신해철이 자주 들렸었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그를 떠올려 보기도 한다.
나더러 신해철 앓이를 한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영원히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는 신해철이다.
여태까지 앞으로도 그의 음악으로 나는 위로를 받고 싶다.
앞으로도 그가 그리울 때는 앓이를 할 것 같다.
내 생일날, 그가 하늘의 별이 된 날.
스타이니깐 공방에서 커피로 만든 '스타주' 한 잔 따라주고 싶다.
그 친구가 좋아할까 궁금하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