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밥을 사야 선배는 아니지만, 그냥 밥 한 끼 사주고 싶었어요.
갓 대리를 달았을 때였나, 파릇파릇한 신입사원 후배가 들어 왔다.
다른 사원 후배들이 많아 직접적으로 그 후배와 일을 할 일이 거의 없어서,
그렇게 밥 한 끼 사주지 못하고 시간이 참으로 많이 지났다.
돌고 돌아, 다시 같은 층에서 근무하게 되어,
우연히 그를 보고 말했다.
"내가 밥 한 번 살께요"
그러자 그거 말한다.
"왜요?"
당황스러웠지만, 이를 애써 참고.
"그냥 밥 한 끼 사주고 싶었어요"
식사를 하니, 그가 말한다.
너무 오랜만에 만났는데 갑자기 밥을 사주신다고 해서,
정말 당황하고 궁금해서 "왜요?"라고 말한 것이라고.
친절한 그의 설명에 나도 마음이 녹았다.
사실 나도 당황했었기에.
밥도 사고 욕 먹는 꼰대가 된 건가 해서.
친절한 그의 설명에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속으로 말했다.
"그동안 보내준 메일만 봐도 그 동안 오래 시간 동안,
너도 너의 자리에서 고생 많았어. 그래서 사주고 싶었어"
이제는 그가 "왜요?" 라고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