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캣은 황달? 아니면 심한 귓병??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이번에 분석해 볼 캐릭터는 산리오 캐릭터에서 흰 색인 키티(고양이 아니지만 고양이처럼 보이니)와 정반대의 특징을 가진 또 다른 고양이 초코캣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초코캣은 1996년에 나왔으며 현재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고양이 캐릭터인데요. 산리오 대상 캐릭터 기록에서 2023년 기준 56위지만 브라질에서는 6위, 미국은 8위, 프랑스는 10위일 정도로 일부 서양과 남미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초코캣은 건강하고 활발한 남자아이로 등장하는데요. 취미로는 별을 보는 것이며 여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달콤한 과자와 초코볼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저는 초코캣을 보고 정말 건강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왜일까요? 과연 초코캣은 어떤 특징을 가진 고양이일까요?
초코캣은 아메리칸 도메스틱 캣일 것이다.
초코캣은 어떤 고양이일까요? 초코캣은 가장 큰 특징으로 검정색의 털을 가졌습니다. 검정색의 털을 가지는 고양이는 순종으로는 봄베이 고양이가 있고, 그 외에는 도메스틱 블랙 고양이(일반 검정 고양이)가 있습니다. 봄베이 고양이는 뭄바이(봄베이)의 이름으로 보아 인도에서 유래된 것 같지만 오히려 미국과 영국에서 유래된 묘종입니다. 미국에서는 버미즈와 아메리칸 쇼트헤어와, 영국에서는 버미즈와 브리티쉬 쇼트헤어의 교배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봄베이(American bombay cat)의 경우 눈 색이 노란색이며 영국 봄베이(British bombay cat)는 눈이 초록색에 가깝습니다. 인도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뭄바이(봄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저 인도에 사는 흑표범과 비슷하다는 이유라더군요. 그런데 봄베이 고양이와 일반 검정 고양이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실 건 봄베이 고양이는 주둥이가 짧고 몸과 얼굴이 전반적으로 둥글둥글하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도 일반 고양이에 비해 둥글고 동공도 살짝 둥근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나 발바닥(젤리)을 포함한 모든 부분이 검은색이라고 합니다.
자 그러면 이제 초코캣을 보시죠. 초코캣은 콜로라도(미국의 그 콜로라도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의 초콜릿 마을이라고 합니다. 콜로라도는 미국에 있으니 초코캣도 미국 출신이겠군요. 봄베이는 미국에서 브리딩 되었으니 초코캣은 봄베이 고양이 가능성이 있으나, 초코캣의 코를 보시면 검은색이 아닌 갈색이죠. 주둥이도 짧고 눈도 둥글고 하여 처음에는 봄베이로 생각했으나 봄베이 고양이에서는 코 색이 다른 색으로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코캣은 봄베이 고양이가 아닌 일반 미국 고양이(아메리칸 도메스틱 캣)로 추정됩니다.
초코캣은 귓병이 심한 것 같다. 혹은 황달이 있을 수도 있다.
초코캣은 앞서 건강하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 귀 때문에 건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사실 최악의 상황으로는 황달이 있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더군요. 황달이란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같이 철분을 포함하는 특수 단백질이 간 등의 기관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황색의 담즙색소(빌리루빈)가 몸에 과다하게 쌓여 눈 흰자나 피부, 점막이 노랗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황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보통은 심한 간 질환이 있을 경우 체내에 빌리루빈이 분해되지 못하여 빌리루빈 농도가 상승하여 발생하는데요. 고양이가 황달이 있으면 지방간 등의 간 문제나 간 주변의 담관염, 췌장염 등의 질환도 같이 우려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황달이 있으면 귀도 노랗게 변할 수 있는데 사실 황달이 있으면 기력이 많이 떨어져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초코캣이 워낙 초콜릿을 좋아해서 초콜릿을 너무 먹어 간부전이 생겼나 의심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기력이 너무 좋아서 일단은 그 문제는 아닌 걸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로는 귀 자체의 문제가 의심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외이염이 심해지면 귀에서 노란 귀지가 많이 나오고 냄새가 나며 심하면 노란 농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치료가 진행되어야 하죠. 심하면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땐 초코캣이 외이염을 앓고 있어서 귀에 노란 귀지나 농이 귀에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초코캣은 동물 병원을 방문해서 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그리고 혹시 황달이 맞을 수도 있으니 피검사도 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초코캣은 경추 디스크를 조심해야 한다.
이전에 키티를 분석했을 때도 그리고 얼굴이 지나치게 큰 캐릭터를 분석할 때도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얼굴이(두개골) 너무 크고 그에 비해 몸 체격이 너무 작을 경우 경추에 굉장한 부하가 실려 경추가 자극될 가능성이 높죠. 물론 디스크라는 질환은 타고날 가능성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부하에 노출될 경우 디스크가 생길 가능성도 있죠. 저 역시 경추 디스크 증상이 종종 있어서 잘 아는데요. 통증이 진짜 심해서 잠도 잘 못 자고 끙끙거리며 식욕도 조금 떨어지기도 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로 디스크 증상이 있을 경우 통증이 심해서 밥도 잘 안 먹고 잘 안 움직이려고 합니다. 심하면 다리를 못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초코캣은 경추를 보호하기 위해 목 통증이 느껴질 경우 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초코캣은 공격성은 낮아 보인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로 자신의 가족이 아닌 낯선 존재에 대해 배타적이며 공격적입니다. 비둘기를 포함한 여러 조류들의 가장 위험한 천적 중 하나가 길고양이임을 생각한다면 고양이는 확실히 육식동물임은 분명합니다. 단순히 조류를 먹이뿐만 아니라 장난감으로도 생각하기 쉽죠. 아무리 얌전한 고양이라도 햄스터랑 같이 키우지 말라고 하듯, 고양이는 사냥 본능이 깊이 내재된 동물입니다. 그런데 초코캣은 어떨까요?
초코캣 주변에는 강아지 말고도 토끼, 햄스터, 새끼 오리들도 보이네요. 이 중에서 강아지를 제외하면 모두 토끼의 사냥감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햄스터와 새끼 오리는 고양이를 조심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초코캣은 이들과 친구처럼 너무 잘 지내고 있네요. 이들을 봐도 사냥 본능이 생기지 않나 봅니다. 초코캣은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공격성이 확실히 낮은 편으로 어떤 동물과 키워도 안전할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이런 친구들은 야생에서는 살기 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초코캣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초코캣은 미국의 일반적인 고양이로 추정되며 귀에 염증 혹은 황달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경추 디스크를 조심해야 하고 공격성이 낮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앞서 봄베이 고양이를 설명드렸는데요. 만약 밖에서 검정 고양이를 봤다고 하시면 그 고양이는 99% 이상으로 봄베이가 아닐 겁니다. 봄베이 고양이는 보기 드물기 때문이죠. 하지만 봄베이가 아니면 뭐 어떻습니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말 검은색인 고양이들은 다른 색을 가진 고양이들에 비해 얌전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검은색 고양이가 좋습니다! 검은색이라는 겉만 보고 검은색 고양이를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