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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7.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농심 너구리
수의사가 보는 너구리(혹은 라쿤) 농심 너구리
출처 : 농심
이번 포스팅에서는 농심 너구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라면 너구리는 1982년부터 나온 라면으로 사누끼 우동을 롤 모델로 삼아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사누끼라는 말을 다누끼로 바꾸면 한국말로 너구리라는 말이 되는데 이것이 너구리라는 이름의 유래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너구리가 리뉴얼이 되면서 캐릭터가 추가되었는데 이 너구리가 인기를 끌면서 저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결국 농심 너구리도 저의 리뷰를 피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과연 농심 너구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농심 너구리는 사실 라쿤에 더 가깝다.
농심 너구리는 긴 꼬리에 줄무늬, 4개의 긴 손가락, 눈 주위에 특징적인 털, 큰 귀, 이족보행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농심 너구리는 사실 외형적인 특성은 라쿤에 훨씬 가깝습니다. 라쿤의 경우 이족보행이 가능하며 5개의 긴 발가락, 줄무늬의 꼬리가 특징입니다. 그에 반해 너구리는 2족 보행이 불가능하고 4개의 짧은 발가락을 가졌으며 꼬리에 줄무늬가 없습니다. 따라서 농심 너구리는 사실 라쿤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4개의 손가락을 가진 것으로 보아 너구리일 수는 있겠지만 라쿤이 앞발가락에 합지증(Polydactyly)이 있어 4개만 가진다는 것이 더 납득이 갑니다.
너구리(Raccoon dog) / 출처 : Pixabay
위 사진이 흔히 말하는 너구리입니다. 너구리와 라쿤의 생김새가 유사하여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며 심지어 라쿤을 너구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유사한 생김새와는 달리 너구리는 개과동물이고 라쿤은 아메리카 너구리과이므로 사실 계통학적으로는 차이가 많이 나는 동물입니다. 아래는 라쿤과 너구리의 차이점을 간단하게 만들어보았습니다.
출처 : 삼삼한 수의사
과연 농심 너구리는 정말 너구리일지 아니면 이름만 너구리인 라쿤일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저는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라쿤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농심 너구리는 다른 라쿤이나 너구리보다 청력이 더 좋을 것이다.
출처 : 농심농심 너구리의 특징은 얼굴의 1/4 크기와 맞먹는 큰 두 귀가 특징입니다. 보통 다른 동족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귀가 크다면 소리를 더욱 잘 끌어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동족들과 비교하면 청력이 훨씬 더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너구리와 라쿤은 모두 야행성이며 밤에 물체를 잘 볼 수 있고 청력이 뛰어난 특징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농심 너구리는 이들보다 귀가 더 크므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뛰어난 청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큰 귀로 인해 열 발산에 유리하여 여름에 더 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뜨거운 라면을 먹는 너구리에게 큰 귀는 어쩌면 열 발산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여겨집니다.
농심 너구리는 4족 보행이 불가능하여 2족 보행을 택했을 것이다.
출처 : 농심
농심 너구리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비만에 가깝습니다. 농심 너구리의 복부에는 상당한 지방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로 인해 엎드려 있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부학 구조상으로 농심 너구리는 4족 보행이 불가능하였을 것이고 그로 인해 2족 보행으로 다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농심 너구리가 라면을 과다 섭취하지 말고 다이어트를 해서 건강관리에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농심 너구리가 정말 너구리라면 11월에서 3월까지 겨울잠을 잘 것이다.
너구리는 개과 동물 유일하게 겨울잠을 자는 동물입니다. 11월에서 3월 정도까지 겨울잠을 자며 겨울잠을 위해 너구리는 피하지방을 18-23%까지 늘리며 내장지방은 5%까지 늘립니다. 그리고 겨울잠에 들어갈 경우 체내 대사를 1/4수준으로 떨어트립니다. 만약 농심 너구리가 정말 너구리라면 겨울철에는 농심 너구리가 활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너구리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는 점은 과연 너구리인지 의심스럽게 하는 점입니다. 라쿤은 참고로 겨울잠을 자지 않습니다.) 그래도 농심 너구리가 겨울잠에 들어간다면 신체 구조상 지방이 많으므로 겨울잠을 자더라도 잘 버틸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