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텼다고 칭찬해주자. 나 아니면 누가 해주겠니.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 Chalrie Chaplin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십여 년의 직장 생활을 지내면서, 어떻게 일하고, 사람을 대하고, 꿈을 꿔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경험과 공부를 했고, 그 안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부하지만, 실제 그 직장 생활의 하루하루는 '오늘도 나를 성장시키며 많은 것을 배운 아름다운 하루였답니다' 류의 동화책 같은 하루는 결코 아니었다. 지금도 침대 누워서 잠을 청하다가도 문득 내가 저지른 실수들과 멍청한 일 처리들이 떠올라 견딜 수 없는 부끄러움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왜 내가 그렇게 세게 못 말했을까 후회에 몸을 뒤척이기도, 반대로 왜 그런 나한테 아무런 득이 될 게 없는 불편한 이야기를 했을까 하며 자책을 하느라 밤에 잠을 못 이루기도 하는 하루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그런 하루하루가 뭉치고 쌓이고 나니, '이렇게 해오니 좋더라.', '너도 이렇게 해봐라' 등의 소위 꼰대 스타일 글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나의 그 '하루'들은 치열하고 힘겹게 버티는 하루들의 연속이다.
감사하게도 잠시 육아휴직을 받으며 그간 나를 돌아보며 비교적 잦은 빈도로 이야기를 풀어냈었지만, 이제 휴직이 끝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나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치열한 '존버'의 향기를 진하게 내뿜는 또 하나의 일개미가 되어 있다. 바빴다.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나 일만 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슬플까라는 생각은 항상 해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일을 놓기가 쉽지가 않다. 놔버리면, 밀려날까 봐. 내가 모르는 그 어떤 미지의 나락으로 빠질까 봐. 그러다 보니 다시금 하루하루는 참 다사다난하다.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하루가 가고, 이런 실수, 저런 실수 다 해보기도 하고. 복직 후의 적응하는 시기라는 이유도 있고, 담당업무가 신규 사업 개발을 하는 일인데 신규 사업 아이템들이 마침 이것저것 많아지다 보니 당분간은 이렇게 '허덕이는' 하루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직장인 현대 경쟁사회 생존기'(https://brunch.co.kr/magazine/samcareer)라는 거창한 타이틀 아래, 글은 계속 쓰겠지만, 그와는 별도로 좀 더 사소한, 그리고 좀 더 일상적인 하루하루에 대해 가볍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우리 발전하고, 성장합시다!' 도 좋지만, '아,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잖아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도 많았기에. 어깨에 힘 빼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끄적이려 한다. 그리고 그렇게 버텨온 나와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하루도 잘들 버티셨습니다. 오늘은 이제 갔으니 털고 내일도 잘 버텨봅시다. 아직 안 간 거면, 마저 더 잘 버티시고..
표제 사진 출처: 영화 'Cliffhanger'
www.moviefone.com/2018/05/28/cliffhanger-slyvester-stallone-movie-trivia/
사진 1 출처:
www.indiatoday.in/education-today/gk-current-affairs/story/charlie-chaplin-318249-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