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수미마을 청년귀농 장기교육 #5
양평에서 교육을 받았다. 어제는 늦게 잠이 든 탓에 8시간 교육을 듣는 동안 정말 피곤해 죽는 줄 알았다. 한 분은 일정이 생겨 오지 못했다. 다른 분은 교통사고를 당해 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통사고라니 별일이 없기를 바랄 뿐.)
시골 관광에 대해 지난 시간에 이어 들을 수 있었다. 그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기 혼자 잘 사려는 청년보다
지역 주민이나, 그 지역의 다른 분들도
함께 잘 사는 방향을 골똘히 고민하는 청년을
이상적인 귀농귀촌 청년으로 채택한다.
청년이 사는 것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건 그 청년이 정착한 그 지역을 모두 잘 살 수 있게 고민할 때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청창농(청년창업농)을 준비하는 내게 있어 꿀같은 정보. '콩잎김치'에 얽힌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어느 한 마을에서 특성화 사업으로 '콩잎김치'를 브랜딩하고자 했다. 그리고 한 명의 지역주민에게 온갖 시설비를 제공해주며 지역의 특색 아이템으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콩잎김치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보자, 대기업이 더 많은 자본을 끌어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방법으로 판매하자 문을 닫게 되버렸다고 한다. 이는 한 여럿이 아닌 한 개인에게 몽땅 도움을 쏟아부었다가 망한 사례라 일러주셨다. 반대로 성공한 케이스로 안지랑 곱창 골목을 말씀해주셨다.
만약 콩잎김치 노하우를 다른 여러 개인들에게 알려주어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콩잎김치를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골목이 콩잎김치 먹자골목이 됐더라면 어땠을까?
한 대기업이 자본의 힘을 빌어 밀어붙이는 콩잎김치 제품보다, '콩잎마을'로 유명한 마을의 브랜드가 더 힘이 세지 않았을까?
그 지역의 땅값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그 마을이 콩잎김치 마을로 더 유명세를 얻지 않았을까?
지역 마을의 사람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 말씀을 들으니 한 가지 떠오른 사실이 있었다. 스노우 폭스 김승호 대표님을 비롯해 유튜버로 성공한 사람들도 여러 책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했더랬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자유롭게 나눠준다. 그렇게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아 성공할 수 있게 된다.'
김승호 대표님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라는 책을 통해, 왜 자신이 국내 최초로 그랩 앤 고 시스템을 하면서도 더 많은 경쟁자가 많아지길 바라느냐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나만 알고만 있으면
이 시장의 전체 파이는 계속 작은 시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경쟁자가 많아진다는 건 이 제품의 시장이 더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더 지속가능하다는 뜻이다.
경쟁자가 적은 게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김승호 대표님은 스노우 폭스 매장 내부를 자유롭게 사진 찍어 갈 수 있게 허용해놨더랬다.
관광 수업을 오늘 이끌어주신 교수님의 말씀도 이와 같았다.
'안지랑 곱창 골목처럼 모두가 함께하는 상권이 형성되면, 저렴한 가격으로 골목의 주민들이 공동구매를 해와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함께 이기는 방식을 선택하는 게 더 많은 이익을 불러온다.'
퍼머컬처의 개념 창립자였던 빌 몰리슨도 이야기했 듯, 이 자연은 경쟁이 아닌 상생에 의해 돌아가는 걸까.
두 번째로 인상적인 부분은 '탈일상화'였다. 다른 '본다채'교수님과 같이 '탈일상화'라는 단어를 학생들에게 소리 높여 복창시키도록 하셨다.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 관광을 떠나는 이유는 일상과는 다른 경험을 해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만족도를 높이는 일보다, 일상과 완전히 색다른 경험을 주면 줄 수록 관광객들은 그 지역이나 서비스를 잊지 못해 좋은 호감을 갖는다고 했다.
세 번째는 두 번째와 이어진다. '이미 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들에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할 것'.
한 번이라도 과거의 경험으로 나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나의 서비스가 먹힐 수 있다고 했다.
예전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정 나의 메시지를 보내봐야 그들이 내가 보내는 메시지를 들여다볼 확률은 낮다고 했다. 오늘날의 세상은 워낙 너무 많은 정보가 넘실거리고 있어, 나에게 굳이 관심 없는 상대라면 내 정보를 클릭해 관심 가져줄 확률은 매우 낮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미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나,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관련된 정보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 한다.
이는 세스 고딘이 말했던 '스니저(Sneezer)', 즉 재채기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 같았다. 나에게 관심 갖고 있는 사람들, 내가 갖고 있는 정보에 열광할 수 있는 특정 사람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게 옳다던 세스 고딘. 그들이 바이러스를 옮겨 결국에는 '바이럴(Viral)'을 일으켜줄 거라고 이야기했다. 어떤 정보가 전파되는 건 이렇듯,
1. 내 정보에 열광하는 사람들
2. 그 사람들 가까이에 있는 지인들
순서로 이어진다고 했다.
하시는 말씀들이 마케팅 구루들이 하는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반갑기도 했다. 내가 읽어왔던 책들과 이렇듯 성공한 인사들이 비슷한 메시지를 동일하게 전달한다는 건, 이 분야에서 공통된 성공법칙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 단정지음도 내가 직접 실천해본 살아있는 '앎'이 아니다보니, 이 같은 전략들을 하루빨리 실전에서 써먹어보고 그 맛을 느껴보고 싶을 뿐이다. 책을 읽어놓은게 이런 성공 법칙들에 나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니 앞으로 책도 더 많이 읽어봐야겠다.
이루고 싶은 꿈도 많아지는 시간들. 이루고 싶어 하는 것들을 다 이룰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선택해야 이 모든 것들을 이룰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