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월이면

by 김비주





결이 고운 이야기 하나
살아 있는 동안 쓰고 싶어
태어난 날에 시작을 뿌리라고 우기고 싶지만
뿌리의 시작은 어디인 걸까
눈 감고 고요 속에 몸을 내리면
끝없이 울렁이는 양수의 출렁임
물고기 한 마리 종요롭게 꼬리를 흔들며
지느러미 휘저어 아가미를 키운다

허파는 떠오르고 싶어
수중 양륙을 가슴에 매달고
끝없이 치솟다
뒷발을 내지른다


메마른 이의 피부에 어리는
폭닥한 습기가 그리운 날이면
비에 돋는 우장을 걸치고
푸른 신록 속에 잡풀로 뿌리 내림은
헛헛한 공복의 마음일까 스치는 갈망일까
두두둑 쏟아지는
잠비에 마음마저 거두어
날개를 키우는 중이다

몸의 무게를 한없이 덜어내야만
이르는 공중의 길
파닥이던 소리 모아
한 획으로
땅을 접고
비몽 간에 나르던 뜨악한 세계
휙 돌아 꿈을 접을 때
우수수 쏟아지는 바람의
이야기 전신을 흔든다

꿈을 꾸는 아침 바람이 깊다

2018.1.3.


퇴고 해서 올립니다.

2026.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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