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그리워하며

by 김비주



저, 격렬하게 떨리는 눈의 이명

새시에 열린 물방울들을 세다

산수유 넘나드는 봄을

벚꽃 말씀 폴폴 날아가는 시간에

콩쥐 항아리 물 채우듯 마음을 도닥 거립니다

신발 잃은 신데렐라의 열두 시는 오래전에,

잊힌 동화들은 물거품으로 스러진

인어 공주를 소환합니다

목소리를 향하던 마녀의 승리로

미끈한 다리로 왕자를 건너지 못합니다


심중에 남이 있는 말 한마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푸른 바다의 전설이 되어가는 모든 순정한

이들의 시간이 바다를 누빕니다

햇빛 아래 튀어 오르던 햇살들이

빛나는 세상은 잊힌 마음들의

열망이기도 합니다



*김소월의 '초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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