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돌아오는 길에
by
김비주
Oct 20. 2023
조용한 거리를 걸어서 돌아오는 길은
어쩌면 다시 못 올 길일지도 모릅니다
쪼개진 돌 틈 사이로 내리는 금빛 햇살은
내 어둔 눈을 환하게 하는 기쁨 인지도 모릅니다
소리 내어 길섶을 밝히는 새들의 노래는
허허로운 길을 달래주는 영혼의 소리 인지도 모릅니다
뒤뚱거리고 걷고 있는 마음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손 내밀어준 아름다운 글들은
귀를 열어주는 나침반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홀로 서있는 그곳에서
청둥오리 나르고
길 고양이 어둠을 가를 때
오직 혼자서 젖어드는 깊은 고요는
충만한 시간의 한 자락 인지도 모릅니다
2021. 2. 20 土曜日
keyword
거리
1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비주
직업
시인
김비주 작가의 브런치입니다. 시를 좋아하던 애독자가 40년이 지나서 시인이 되었어요. 시를 만나는 순간을 시로 기록하고 싶어요.
구독자
53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도시 진입하기
살아보면 알아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