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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Feb 20. 2024

짜장면의 기억



육백 원으로

네 식구 손에 손을 잡고

검은 윤기 흐르는 짜장면 먹는 날엔

아이들의 걸음은 날았다

빈한한 지갑의 한 귀퉁이 열어

유행하던

소박한 짜장면은

얼룩덜룩한 생의 한 면을 지워내고

얼굴 가득 출렁이는 햇살을 만들었다

입가에 알록달록

짜장이 묻어나고

손에서 손으로 전하는 사랑



한 그릇 짜장면이 탁자에 얹히고

소녀는 엄마를 기다렸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나지 않는 ,

엄마에게 전할 남은 반그릇

불어 터진 짜장면을 달게 먹던

엄마의 얼굴은 위로였다


202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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