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징후를 읽는다는 건
또 하나의 은밀한 자아를 보는 것이다
풀잎들이 바람에 휘날릴 때도 스산거리는 울음을 감추거나
여린 몸으로 바르게 서려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늘 좋거나 행복할 수야 없지만
온갖 소음들이 회색의 눅눅한 그림을 가져오는 날이면
어디선가 한쪽 다리로 오랫동안 서 있을 해오라비를
생각하곤 한다
비 온 뒤의 울렁임을 차곡차곡 쓸어내리는 풍성한 내에는
청둥오리 가족이 둥둥 떠 다니곤 한다
살아 있는 것들이 수고로움의 끝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좋은 풍경이 일곤 한다
버드나무 왕성한 여름 즐기기, 녹색잎들을 물 아래 내리고
빠르게 쏟아지는 햇빛 사이로 오늘이 눈부시게 떠오른다
쓸쓸하다거나 혼자인 것이 여기저기 풍경으로 흐르다가
사람의 몸으로 스며드는 날엔 아파트 지붕에 걸린
하늘을 쳐다본다
2019.7.16
시집《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