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2016.7.17
김비주
오늘은 헌법이 만들어진 날이어요
이맘 때는 태극기가 처마밑에서 휘날리고
우리의 꿈들도 하늘 아래서 휘날릴 줄 알았지요
많은 법들이 모습을 바꾸고 가끔은 작은 법들
때문에 마음이 아픈 날들도 있었지요
유신은 새로운 역사이니 우리는 바뀌어진 내용을
외워서 시험만 치를 줄 알았지요
비상하고 싶다는 자유가 새들에게만 있는 줄
알았지요 땅 위에서도 자유가 간절하다는 걸 자라면서
체득하게 되었지요 법의 전문을 우리가 알지 못하고
우리가 알아도 어쩌겠어요 법은 큰 사람들의 전유물
이라는 걸 당신도 나도 알잖아요 껌하나 버려서 범칙금 오만 원 내던 아들의 강남구청 고지서는요
100억이라고 말하던 뇌물인가요 영감은 범칙금으로 500억쯤 내야 되나요 대한민국 고지서로요 나는 왜 갑자기 이런 날 이런 것들이 떠오를까요 숱한 사건과 사유가 둥둥 떠다니며 이해를 요구하는 이 땅이 왜 이리 어려운가요 오늘은 무언가 새로운 정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대한민국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가 아니라 힘이 그것을 지배한다로요 우리가 바라는 세계는 요원한가요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만들어진 날 하릴없는 생각 한 개 해보았어요
2016.7.17
문득 제헌절은 잊혀가는구나 생각하며
여전히 변하는 게 없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