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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산 세멈 마가렛*
by
김비주
Jul 23. 2024
공중에서 나릅니다
땅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불순한 모든 것은 걸러졌으니까요
두통이 우글거리는 나라에서 수면은 공중에 던지기
방금 깨어난 청각이 눈을 감습니다
새해면 시작된다는 결기 있는 시작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오늘은 어제의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부르던 우리의 노래는
박제된 화석처럼
잠시 시간 속으로 증류하고, 허공을 향한 그대의 노래로
돌무덤을 세웁니다 중력을 거스른 우주의 유영은 붕붕 나르는 풍선처럼 이리저리 허공을 헤매입니다
잎들이 솟아납니다
이제 하늘을 향하던 그대의 노래가 잠시 공중에서 차오르는
욕망을 접어 땅위로 보냅니다
2019.1.2
*식물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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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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