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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민정 Mar 14. 2021

[놀면뭐하니를 통해 발견한 놀라운 대한민국 신뢰자본]

어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회차의 콘텐츠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의뢰들을

유재석 님이 찾아가 도와주는 콘셉트였습니다.

제작진은 유재석 님에게 주소만 제공할 뿐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았습니다.

의뢰를 하신 분들도 유재석 님이 올 거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한 채 의뢰를 했을 뿐이고요.     

 

저도 많은 사람들이 그 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앱을 통해 단순히 물건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도움을 요청하고 받기도 하고

다양한 생활 정보를 얻기도 하더라고요.     

 

들어온 의뢰들은 다양했습니다.

고기를 먹고 싶은데 식당에서 혼자 먹기가

부담스러워 함께 고기를 먹자고 올린 젊은 청년,

잠깐 볼 일을 보기 위해 30분간 본인의 가게를

 봐 달라고 올린 미용실 원장님,

주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자

주식 스터디를 함께할 참여자를 찾기 위해 올린 주린이 모임,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고자 가르쳐 주실 분을

찾기 위해 올린 중년의 여성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맞닥뜨리게 된 순간의 당혹스러움, 놀라움을

보여주는 과정 속에서 깨알 재미를 선사했고,

의뢰인들의 요청을 들어주는 유재석 님의

진솔하고 따뜻한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처음 본 사람에게

위화감이나 적대감 없이 함께 식사하고,

자신의 가게를 맡기고,

지극히 사적인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요.

물론 몇몇 분들은 그게 뭐 신기한 일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삶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서 우리가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을 뿐 대한민국의 신뢰자본이 두텁게

쌓여있기에 가능한 일이니까요.     


우리 내부의 시선이 아닌

외국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더욱더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놀라는 일들 가운데

가장 많이 꼽는 것이 카페에서 노트북과

휴대폰을 테이블에 그대로 놔둔 채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일,

기차나 지하철에서 가방을 뒤로 매는 일,

 택배 물건을 집 앞에 놓는 일 등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도 훔쳐 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해도 안전할 것이라는

암묵적인 신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코로나 때문에 대면 접촉이 많이 줄어든 요즘,

우리 대한민국은 여전히 신뢰를 바탕으로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유대감이 끈끈하다는 것을

<놀면 뭐하니>를 보며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훈훈하고 뭉클한 주말 저녁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한 번 이용해 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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