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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용 Sancho Dec 16. 2020

스타트업의 첫 Product manager의 일

최근에 이직을 위해 10개 이상 회사와 연락을 주고 받았고 그 중 몇 군데와는 실제 내 매니저가 될 사람(보통 hiring manager)을 포함한 다른 Product manager(PM)들과 여러 차례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결과를 떠나 3~4년만에 하는 인터뷰는 스트레스이기도 했지만 지루했던 일상에 refresh가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모든 회사는 다른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와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고객의 문제에 대해 내 나름의 기준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어와의 대화도 즐거웠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나와 맞을 것 같은 회사와 사람이 보이고, 이런 인터뷰는 내가 ‘인터뷰를 당한다’라는 생각보단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라는 느낌이 든다. 좋은 질문(내가 대답을 하기 쉽진 않지만 핵심을 짚는 질문들)을 하는 인터뷰어가 있을 경우 그 회사에 대한 매력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참고로 PM 인터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할 생각이다.)


그 중에서 총 직원수가 10명이 넘지 않는 스타트업의 첫 PM으로 합류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첫 Product manager로서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뭘까?‘에 대해 혼자 고민해보면서 인터넷 검색도 함께 해봤다. 이번 글에서는 그 (검색) 결과들을 간단히 요약해보고 나의 의견도 덧붙여보려 한다. 다만 아래의 내용은 ‘일반화’를 하긴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얘기해두고 싶다. 창업멤버들의 Product management 경험 여부, 어떤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지, 제품의 life cycle 중 어디에 있는지(product-market-fit은 찾았는지, 찾는 중인지 등),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어디에 몇 명이 있는지 등 많은 변수에 따라 회사가 나에게 거는 기대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꼭 해야 할 일들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래 정리한 내용은 ‘참고 사항’일 뿐 꼭 따라야 할 ‘Bible’은 아니라는 점 염두에 두길 바란다.


살펴본 의견들을 6가지 카테고리로 나눠보았다.  


1. 기대 수준을 확인하고 조절하기 (set the expectation) 

우선 왜 PM을 채용하려는지, 나에게 어떤 기대를 거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보통 창업자와 인터뷰를 하고 창업자와 이 대화를 할 것이다. 보통은 창업자가 PM의 일을 겸임하다가 회사/조직의 성장과 함께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자기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게 된다. 새로 채용할 PM이 주로 operational/tactical한 일을 하길 바라는지(자기의 비전을 실현시켜 줄 사람을 찾는 경우), 아니면 제품의 비전과 전략적인 부분까지 맡아주길 원하는지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 

함께 일할 다른 직무의 동료들(stakeholder)이 Product management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또한 제품의 의사결정에 입김이 센 동료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권한에 대한 대화와 조율도 필요하다. (물론 창업자가 가장 큰 영향력이 있겠다) 

     초기 스타트업은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업무의 범위를 정확히 자르기 어려우며 ‘니 일, 내 일’ 딱 자르기 힘든 환경이다. 이에 내 책임과 역할의 범위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 필요한 경우 다른 직무의 업무도 어느 정도 대신해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wearing multiple hats)


2. 팀원들과 1:1 미팅하기

 함께 일 할 개발자, 디자이너 등 팀원들과 1:1 미팅을 하면서 개개인의 성향도 파악하고, 그들이 PM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그 동안 제품 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이후 실제 업무를 시작했을 때 참고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될 것이다. 

 개발팀 리더나 시니어 개발자에게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아키텍처, 테크 스택 등)에 대해 배우고, 현재의 제약 사항 및 최근 이슈 등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는다.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와도 비슷한 대화가 필요하다.


3. 해당 산업과 제품군에 대해 이해하기

해당 산업과 제품에 대해 이해하기          많은 답변 중 하나가 “푹 쉬면서 산업 전반적인(macro) 부분에 대해 공부해라.”였다. 실제 실무에 들어가게 될 경우 큰 그림에서 상황을 바라보기 쉽지 않다. 이에 내가 일하게 될 산업의 전반적인 지식, 기술의 흐름, 전반적인 기회와 제약사항 등을 알아두자. 

경쟁사들이 누구이며 경쟁사의 제품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4. 고객에 대해 이해하기

가장 좋은 것은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시장에서 우리 제품을 대신할 만한 제품은 무엇인지, 어떤 제품을 선택했는지(+ 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pain point는 무엇이며, 고객이 (해당 제품군을 통해) 수행하려고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이고, 수행하는데 있어 (특정 제품을 떠나)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등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블로그, 트위터,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자들이 우리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한다. 만약 고객의 피드백을 직접 듣는 채널이 있다면 그 피드백 내용들을 확인한다.      


5.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확인하기

회사의 핵심 지표 뿐 아니라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에 만족하는지 등에 대한 지표를 확인하고, 그 지표들이 제대로 트래킹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단순히 ‘트래킹하고 있어요’라는 말만 믿지 말고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고 검증한다. 

관련된 데이터베이스 및 대쉬보드(있다면…) 등에 대한 접근을 요청하고, 이 지표들이 주기적으로 측정이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6. 제품 직접 사용해보고 리뷰하기

 이 부분은 사실 위 3번과 4번과 어느 정도 겹친다고 볼 수 있다. 경쟁사 제품을 써보기 전에 내가 담당할 제품을 써볼테니까. 내가 담당할 제품을 제대로 사용해보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동료에게 물어보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따로 정리해 두었다가 나중에 활용한다. B2B 제품의 경우 테스트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테스트 방법을 동료들을 통해 미리 확인하고 테스트한다.


사실 회사의 첫 PM이 해야 할 일의 범위는 정말 넓고 많겠지만 위 6가지는 회사에 막 입사했을 때 해야 할 일이다. PM도 업무를 파악하고 제대로 수행하려면 최소 몇 주 이상 걸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산업을 경험하고 있다면 말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 처음부터 디테일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넓은 시야에서 산업과 사용자와 제품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여기까지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스타트업의 첫 Product manager로서 해야 할 일’이며, 내 의견 또한 어느 정도 추가했다. 내가 참고한 글의 링크, 발췌한 내용 등은 다음의 노트(링크)에 있으니, 혹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위 링크를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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