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Program manager는 또 뭔가?
3년 전 대기업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e-commerce 업체에 Product owner라는 직무로 이직을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Product owner가 뭐하는 거야?’ 라는 질문이었고(이에 대한 내 의견은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직 후에 Product owner의 역할/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 내가 궁금해했던 다른 하나가 Product manager랑 Product owner랑 무슨 차이가 있는 건가? 였다. 왜냐하면 실리콘밸리에 있는 많은 회사 얘기에서 빠지지 않는 게 PM(Product manager) 이기 때문이었다.
위 질문에 대해 나는 ‘아니다. 같다고 보면 된다’ 라고 대답한다. 내 생각에 Product owner(이하 PO)는 agile 개발 방법론을 따르는 일부 software 회사에서 (개발조직 내) 비즈니스 담당을 하는 role로 부르는 이름이고, Product manager(이하 PM)는 IT(software based)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인 것 같다. PO나 PM이나 모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제품(product)의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우선순위) 결정하여 개발팀과 함께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가는 게 Main role이다. 일례로, 아래는 글로벌 검색업체 G사(^^)의 Product manager 직무의 responsibility 조건이다.
Launch products.
Identify market opportunities and define product vision and strategy
Understand customer needs and gather product requirements.
Develop new products and enhance existing products.
Engage closely with the engineering team to help determine the best technical implementation methods as well as a reasonable execution schedule.
이전 글에서 쿠팡 & Booking.com의 PO 직무 내용과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거의 같은 일을 하지만 회사에 따라 PM으로 불리기도 하고, PO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본다. 참고로, PM이나 PO들이 하는 업무를 IT 업계에서는 Product management 업무라고 한다. 이 Product management 업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구글 검색을 해도 좋고, 아래 몇 가지 도서/사이트를 참고해보면 될 것 같다.
도서 Inspired(링크) : PM이 무엇인지, 어떤 게 좋은 PM인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설정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책으로 생각한다. 번역본 ‘인스파이어드’도 있다.
Silicon Valley Product Group(링크) : 웹사이트로, 좋은 PM, 나쁜 PM 등 Product management 관련하여 괜찮은 문서들이 다수 있다. 위 도서 Inspired의 저자가 만든 그룹.
Ken Norton 블로그(링크) : 유명 Product manager Ken Norton의 블로그로 PM 관련한 유용한 조언/팁들이 많다.
그 외에도 많지만, 도서/웹사이트 소개가 이 글의 목적이 아니기에 여기서 그만.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이메일로 연락해주세요.
위에서 얘기한 PO와 PM의 역할은 모두 IT 업계, 특히 software 기반의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여 운영하는 업체에 한한 내용이다. 'Product'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 전혀 다른 업무를 managing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보험회사에서 보험을 '상품화'하여 판매한다고 해서 보험 상품을 관리하는 사람을 Product manager라고 하진 않는 것 같지만(그렇다고 해도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Software package를 개발/판매하는 회사나, 제조업체에서는 판매하는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마케팅 까지 총괄하는 담당자를 Product manager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제조/판매하는 첫 직장에서도 'Product manager'라는 직무가 있었다. 한국의 본사에는 Global Product Management 팀이 있었고, 이 팀의 주요 역할은 사양(H/W, S/W specification)이 확정된 제품의 개발, 생산, 마케팅 일정을 관리하고, 해당 제품의 Global distribution/pricing(손익)을 결정하고, 영업을 지원하고, 수익성 및 회사 전략을 기반으로 제품의 단종(생산/판매 중단)까지 책임지는 업무(product life cycle management)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 워낙 큰 회사기 때문에, 고객 리서치 및 시장상황을 토대로 신제품의 사양을 기획/결정하는 업무는 다른 부서가 맡았다)
또한 해외 판매 법인/지사에도 Product manager라는 직무가 있었는데, 이 담당자들은 해당 지역/국가 내에서 판매중인 제품의 도입(소개)부터 마케팅 전략 및 런칭을 기획하고, 판매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다. 해당 지역/국가에서 판매할 신제품의 도입 및 마케팅 계획을 담당하고, 전체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시장 상황(경쟁사 제품, 판매량)과 본사 제품 전략을 토대로 제품의 가격 및 단종을 결정하는 업무가 주요 업무였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쉽게 얘기하면 사무실에서 '우리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야 한다)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팔 때 전시만 해놓고(디자인) 가격표만 붙여놓는다고(가격) 다 팔리는 게 아니잖은가? 이 제품이 고객에게 왜 좋고, 경쟁 제품보다 뭐가 좋고, 이 가격 붙일만한 가치가 어디 있는지 등의 내용/정보를 마케팅/홍보/영업팀에 전달하여 최적의 마케팅/광고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이 판매 법인의 Product manager 직무 관련해서 가장 참고할 만한 도서로는 이걸 꼽고 싶다. 마케팅 천재가 된 홍대리. 애플 한국법인의 Product manager가 된 홍대리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얘기한 두 Product manager(본사 & 해외 지사)들과 업무를 많이 했었다. 쉽지 않은 업무로 본인이 맡은 제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넘쳐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한다. 괜히 '전도사'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헷갈린데 또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다. Program manager. 정말 쉽게 말하면 기존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Project manager라고 불렀던 직무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쿠팡에 Technical Program manager라는 직무가 있고, 미국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도 Technical Program manager라는 직무가 있다.
이 분들이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려면 우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Product manager, Product owner가 담당하는 product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이 PO/PM들이 담당하는 Product의 예를 들자면, 결제/주문/물류/상품평 등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의 일부분이다. 각 PO/PM들은 본인들이 담당하는 Product들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다른 Product와 연관되지 않고 일할 수는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결국 하나의 경험이고, 고객 경험의 흐름에 따라 Product들이 자연스럽게 연관이 된다.
예를 들자면, 고객이 쿠팡 웹사이트에 들어가서(Home), 상품을 검색(Search)하고, 상품리스트(Product list)에서 상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고(Cart), 주문서(Checkout)를 통해 결제(Payment)한 후, 로켓배송을 통해 배송을 받는(물류) 과정에서 고객은 각각의 Product들(위에서 괄호에 있는 내용)을 거쳐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Product들은 직간접적으로 서로 Data를 주고받으며 고객이 주문을 마치고 무사히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
Program manager들은 특정 프로젝트의 개발 과정에서 (연관되는) 여러 Product들의 상황을 파악하여 문제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Technical Program manager는 말 그대로, 깊은 지식/경험을 기반으로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까지도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아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다. (본인이 해결한다기 보단, 여러 개발팀을 이끌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사실 Technical Program manager(이하 TPM)들과 같이 일해 본 적은 있으나, 당시는 해당 직무가 소개된 지 얼마되지 않아 과도기적인 상황이었다. 이에 위에 설명한 TPM에 대한 소개가 좀 틀렸을 수도 있으나, 1년여의 간접 경험을 통한 내용이기에 완전히 다른 방향은 아닐 것 같다. TPM이 좀 더 궁금한 사람은 구글에서 Amazon Technical program manager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다양한 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Amazon TPM의 responsibility 검색해 본 내용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몇 가지를 아래에 붙여넣어 본다. 문제점 해결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 주 내용이다.
Working closely with service owners(다른 Product owner) and partner teams(다른 개발조직) to understand roadmaps and drive overall new feature introductions.
Anticipating bottlenecks, managing risk and escalations, and balancing the business needs versus technical constraints.
Communicating with influence with technology owners, customers, and upper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