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대해서라면, 조금 아는 편이다.
대학 시절 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좋아해
10개 전 직업의 만렙을 찍고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업적을 달성했다.
만렙은 흔히 볼 수 있으나
1,000개가 넘는 업적을 모두 달성한 것은 드문 일이었기에
나는 미쳤지만 꽤 멋졌음이 틀림없으리라.
더 이상 할 것이 없어진 날,
나는 문득 어떤 깨달음에 이르러 계정을 삭제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별로 놀라울 것 없는 개념이다.
중독은 동기부여와 같은 메커니즘을 공유한다.
중독이란 결국 동기부여의 다른 모습일 뿐이니
그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현실의 멀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단지 그 자체로 재미가 있는 것은 중독 취급받고
지속적으로 사유를 각인시켜야 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될 뿐이다.
게임 계정을 삭제한 그날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