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걸쳐 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오랜 기간을 소속되어 있던 곳은 첫 번째 회사다.
계획했던 3년 안에 떠나지 못하고
결국 7년에 가까운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게 된 것을
나는 늘 '예상치 못했다'라는 말로 무마시킨다.
사실 그리 나쁜 곳은 아니었다.
비교적 특수한 업무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나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음에도,
부족했던 사회 초년생인 나를 품어준 것에 애정을 담아
나는 그곳을 부화장으로 부르곤 한다.
애착은 투입한 시간에 비례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 시간을 걷어내고 보자면 솔직히,
나는 여전히 대부분의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