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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브랜드 런칭 필수 체크 사항, 왜 망하나!

by 심상보

패션 디자인을 공부했거나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가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다. 다만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을 뿐이다.


한 해에 몇 개의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러 정보를 분석해 보면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전체 디자인 산업 규모에서 패션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2% 정도이고, 한 해 디자인 전공자는 약 2만 1천 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매년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패션 디자인 전공자는 약 2천5백 명 정도가 된다. 이 가운데 20%가 브랜드 런칭을 준비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약 500개의 패션 브랜드가 탄생한다. 여기에 직접 디자인을 하지 않고 동대문에서 상품을 소싱해 판매하는 비전공자의 온라인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2022년에 폐업한 온라인 쇼핑몰 중 65%가 2020년에 창업한 기업이었다고 하니, 약 3년 안에 전체 쇼핑몰의 70%가 문을 닫는 셈이다. 2024년 한 해 폐업한 쇼핑몰은 약 9만 개 정도이며, 이 중 패션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즉, 매해 약 3만 개의 패션 쇼핑몰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중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많이 잡아야 0.1% 미만이다.


참고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온라인 빌더인 ‘카페24’로 구축된 쇼핑몰은 약 200만 개이며, 이를 인수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은 약 57만 명이다. 이를 종합하면, 숫자로 파악되지 않는 엄청난 수의 패션 쇼핑몰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


물론 단순히 동대문에서 물건을 떼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브랜드 런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최소한 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라벨을 제작하고, 모델 촬영을 하고, 개별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브랜드 런칭을 준비할 때 무엇을 체크해야 할까?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팔려는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어떤 스타일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이는 디자인 콘셉트로 규정해도 되고,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특정 브랜드와 유사한 스타일로 규정해도 된다. 소비자가 그 제품을 보았을 때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제품의 성격을 확실히 잡는 것이다.


둘째,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이 제품이 시장에서 팔릴 가능성이 있는가?”
“있다면 그 시장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브랜드를 재미로 해보겠다면 상관 없지만, 그래도 브랜드가 유지되려면 결국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 판매가 되려면 판매할 시장이 존재해야 하며,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지불할 의지가 있는 시장의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또 운영하려는 브랜드와 유사한 브랜드가 얼마의 매출을, 어디에서, 누구에게 팔고 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만드는 브랜드가 실제로 팔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셋째, 제품 성격과 예상 시장 규모를 설정했으면 이제 생산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어떤 옷이든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얼마에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제작비가 너무 높아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판매 가격을 맞출 수 없다면 결국 망한다.


초기에는 이익을 포기하고 마진을 낮춰 판매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목표 매출 규모를 정하고, 그 매출을 달성할 때까지 얼마의 비용을 사용해야 하는지 미리 계산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에 맞춰 계획을 세우되, 계획이 현실과 다르게 흘러가면 반드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사업은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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