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에 어떤 스타일이 지배할지 예측하기 위해 알아보자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들과 100년 동안 새롭게 나타날 조건과 현상들을 조합하면 미래의 스타일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지난 200년간의 패션 변화를 돌아보자.
고대 복식은 직물의 탄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귀한 직물을 최소한으로 재단하면서도 사람의 몸에 맞추기 위해 튜닉 스타일의 옷이 사용되었고, 그 이전에는 토가 형태의 의복이 입혀졌다. 이는 현대적인 패션 스타일에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패션의 탄생은 직물을 재단하고 봉제하여 옷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작되었으며, 시대적으로는 1900년대 이후이다. 초기에는 새로운 원단과 새로운 재단법 등 몸에 맞게 만드는 방식의 차이, 그리고 의복의 기능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장식을 추가하는 것이 새로운 패션 스타일로 여겨졌다.
이후 패션 디자이너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디자이너들은 각자 자신만의 제작 방식으로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20~30년이 지난 뒤, 옷을 새로운 형식의 조형 예술로 인식하는 개념이 등장하며 인체를 조형물의 보조적 형태로 보거나, 아예 인체를 무시한 디자인이 대거 등장했다. 이 시기는 패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기로 평가된다.
마틴 마르지엘라와 카와쿠보 레이는 아방가르드 혹은 해체주의로 불리며 이 시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디자이너뿐 아니라 브랜드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제시한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어레인지하여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내며 내셔널 브랜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맥퀸이라는 걸출한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터로서 디자이너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후, 디자이너는 퍼포먼스 디자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 디자이너로 나뉘게 된다. 패션 디자이너의 아뜰리에가 아니면서 패션의 판을 바꾼 아크네 스튜디오, 그리고 패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패션을 해석한 버질 아블로는 지금까지도 패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날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원조’로 불리는 구세대 디자이너들의 스타일을 차용해 약간씩 변주하고 디테일을 추가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자에게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제작자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일부 새로운 디자이너들은 판매용 옷이 아닌 ‘옷을 입은 사람의 퍼포먼스’를 통해 자기 주장을 펼치며, 이 시대 패션인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디자이너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100년 후까지의 패션에는 어떤 스타일이 나타날까?
사진은 영국의 패션 사진작가 팀 워커(Tim Walker, 1970~)의 2009년 작품이다. 해골을 들고 있는 알렉산더 맥퀸의 사진을 촬영한 작가로, 20여 년간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과 작업해왔다.
사진은 영국 사진작가 세실 비튼(Cecil Beaton, 1904~1980)이 촬영한 1936년 보그에 실린 'Poetic Mantles(시적인 망토)'라는 화보다.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Charles James, 1906~1978)의 의상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은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의 1999년 컬렉션 의상이다. 이 드레스는 단 세 피스의 원단으로 만들어졌으며, 어깨에 걸치기만으로 형태가 유지되는 구조다. 중력, 인체, 원단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한 디자인이다.
사진은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2015년 캠페인 사진이다. 이 캠페인은 창립자 조니 요한슨(Jonny Johansson)의 당시 11세였던 아들 프라세 요한슨(Frasse Johansson)이 등장해 성별 유동성(gender fluidity)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은 당시 패션계에서 젠더 플루이드 트렌드를 주도한 사례로 평가된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모체가 그래픽 디자인인 브랜드다. 대표 디자이너 없이 컨셉(로고)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못지않게 트렌드에 영향을 준 최초의 사례다. 아크네의 캐주얼한 의상 스타일은 패션계가 포멀의 시대를 마감하고 캐주얼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사진은 마티에르 페칼(Matières Fécales)의 2025년 컬렉션이다. 페칼의 디자이너 한나 실바(Hannah Silva)와 알리 레베인(Ali Lee Bain)은 성별, 체형, 능력, 연령에 상관없이 다양한 모델들을 기용하며, 모든 모델이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바란다고 얘기했다.